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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복 강도 약해 내년 봄까진 '양적 완화' 연장키로

美 FOMC " 출구전략 시기상조"<br>"상당기간 제로금리 유지" 조기 인상 가능성 또 쐐기<br>저금리發 약달러 지속 불가피 인플레 압력 갈수록 거세질듯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중개인들이 23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결정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FRB는 이날 현재의 제로금리(0~0.25%)를 동결하고 내년 봄까지는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뉴욕=AFP연합뉴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의 회복을 선언했다. 그러나 FRB는 경제회복의 강도는 경기부양책을 당장 거둬들일 만큼 강하지 않아 '상당 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했고 본격적인 출구전략의 시행도 일단 물렸다. FRB는 오히려 돈을 찍어내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 정책은 속도를 줄이되 시행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FRB는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던 지난 봄부터 출구전략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나 본격적으로 퇴각행보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크리스토퍼 룹키 도쿄미쓰비시UFJ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는 경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돼야만 출구전략을 동원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야 FRB가 출구를 열고 나갈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저금리발 달러 약세는 출구전략이 본격 가동될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FRB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점 누적될 것으로 우려된다. FRB는 2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가 심각한 하강 국면을 지나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기인식은 지난달 성명서의 '경제활동이 안정되고 있다'는 진단은 물론 지난 15일 '기술적 측면에서 경제침체가 끝난 것 같다"는 평가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주택시장의 회복 가능성까지 내비친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FRB는 그러나 "고용시장의 위축으로 소비지출이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상당 기간' 동안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며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또다시 쐐기를 박았다. 페드워처(FRB 분석가)들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오는 2012년에 가서야 긴축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올 하반기에 2분기 연속 2%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면서도 "이 정도로는 FRB가 통화확장 정책을 거둬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2%대의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3%를 밑도는 미약한 성장일 뿐만 아니라 경기부양 약발이 소진되는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더 많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상반기 중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양적 완화 정책의 시한 연장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FRB는 모기지 증권(MBS)과 패니매ㆍ프레디맥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12월 종료하지 않고 매입 속도를 줄여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양적 완화 정책을 갑작스레 중단할 경우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려 주택시장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속도를 서서히 줄여 연착륙시키겠다는 의도다. FRB는 앞서 3,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종료시에도 같은 방법을 썼다. 9월 말로 국채 매입을 끝내기로 했지만 10월 말로 한달 연장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한편으로 양적 완화 정책의 종료 시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시장에 출구전략 시행에 대비하라는 역설적 메시지도 담겨 있다. 기실 FRB는 금융시장이 안정조짐을 보이던 지난 봄부터 긴급유동성 공급 밸브를 점차 잠그면서 출구전략에 대비해왔다. 이에 따라 FRB는 금리인상 이전에 다른 방법으로 유동성 환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책금리 인상이 유동성 흡수에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지만 경기를 급락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에 보유 증권ㆍ채권 매각이나 지불준비금 금리 인상 등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버냉키 의장은 8월 의회 증언에서 "FRB는 금리인상 외에도 인플레이션을 막을 다양한 장치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자신한 것처럼 경기를 급랭시키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는 최적의 출구전략 타이밍을 잡기란 쉽지 않다. 올 들어 달러 인덱스는 6% 하락한 반면 상품 인덱스는 30% 이상 올랐다. 존 라이딩 RDP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실업률이 계속 상승해 인플레이션 우려는 기우라고 밝히지만 1970년대 오일쇼크 때에는 실업률과 물가가 동반 상승했다"며 "과다한 유동성을 제때에 해소하지 않으면 물가상승 위험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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