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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16일] 인구 13억 시장의 인력난
입력2010-06-15 18:48:09
수정
2010.06.15 18:48:09
"중국의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것도 옛말입니다. 인력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얼마 전 기자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업체들을 탐방하며 이구동성으로 들은 말이다.
언뜻 생각해보면 공식적으로는 13억명, 비공식적으로는 15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인구를 감안할 때 인력난이 웬 말인가 싶었다. 중국은 값싼 농민공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기회의 땅이 아니었던가.
현재 중국 대도시에 위치한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현지 인력보다는 타 지역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호구 등록이 안 된 상태에서 일단 직원을 채용한 뒤 검문이 나올 때가 되면 그제서야 직원들을 이주민으로 등록해주는 식으로 인력 운용을 하고 있다. 일단 해당 도시의 이주민으로 등록이 되면 직원들이 현지인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호구제의 난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도시에는 늘 농민공들로 넘쳐났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증시 중국 상장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강화하면서 내륙 쪽의 인력 유입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내륙 지역의 임금 수준이 점차 높아지며 도농 간 격차가 감소한 탓이다.
또 채용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직원들 대부분이 외지인이기 때문에 근무기간이 3년을 넘기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중국에서는 어느 직원이든 3번 이상 회사와 계약을 하면 정규직원으로 전환이 되는데 대부분 그전에 돈을 모아 고향으로 돌아가버린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의 1가구 1자녀 정책도 인력난에 한몫 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녀가 귀해지다 보니 최근에는 가난한 가정에서도 대학생 자녀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급인력 시장에서는 '구직난'이, 생산직 시장에서는 '인력난'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는 중국의 산업구조가 하이테크산업보다는 제조업 기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모순된 인력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생산직을 도외시하는 현상은 지나치게 이른 감이 있다. 중국시장의 한계를 절감하고 인도ㆍ동남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을 조심스럽게 고민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값싼 노동력 하나만 바라보고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있다면 중국의 인력구조 변화 추이를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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