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록본기 힐스가 상업기능이 강하다면, 청주는 행정기능과 주거기능이 강한 프로젝트가 될 겁니다.” 정춘보(사진) ㈜신영 사장은 요즘 ‘하루 20시간’은 일해야 일정이 소화될 만큼 바쁘다. 최근 충청북도가 대농 청주공장부지의 용도변경을 결정하면서 대농 충주공장 개발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 사장은 다음달 중 일본과 홍콩을 방문해 해외사례를 둘러보고 25여명의 건축가, 엔지니어 등과 사업윤곽을 잡은 뒤 5, 6월께 설계 내용을 시와 협의를 거쳐 여름에 사업을 착수하려고 한다. 그는 “청주와 인근 주변도시는 약 85만~90만 명의 인구가 모여있음에도 대형 유명백화점이 없고, 고급 아파트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현재 (이곳에 들어설) 백화점 4곳과 협상을 진행 중이고 쇼핑몰, 고급 주거공간 등도 건설해 이 지역을 랜드마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첫 선을 보인 통합 브랜드 ‘신영 지웰’의 CI작업도 한창이다. 회사명과 브랜드 이름은 그대로 두고 주 소비자 층인 여성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네덜란드계 전문업체에 새로운 디자인을 의뢰했다. 지난 1월 출범한 한국디벨로퍼협회(KODA) 초대회장으로 취임한 후 매주 임원단 회의를 주최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정 사장은 “다음 달 중 자체적으로 세미나를 갖고 협회 운영 및 방향, 사업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하기 위해 전문위원 20명으로 구성된 정책위원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디벨로퍼 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평가 받고 있는 정 사장이 부동산업계에 몸 담은 것은 올해로 21년째. 그가 결정적으로 업계에 이름을 각인 시킨 것은 97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시그마II’분양을 성공으로 이끌면서 부터다. 고압선이 지나가는 버려진 땅으로 여겨진 장소에 파격적인 가격으로 접근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지난해엔 산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 대농을 인수해 청주 개발 프로젝트 작업에 착수한 데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아파트가 즐비한 인천지역에서‘논현 지웰’분양까지 성공시켜 ‘역시 신영’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 사장은 단순히 ‘운이 억수로 좋은 사내’라는 평가를 거부한다. 그는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은 결코 운을 잡을 수 없다”고 못박고 “열심히 계속 움직이는 사람이라야 운을 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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