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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경제전쟁 2라운드

중국 기업 미국 진출 번번이 좌절…<br>美, 안보·기술 유출 등 이유로 M&A 막고 '안방 사수' 나서<br>"오바마는 옹졸·비열한 악당" 중국 재계 성토… 보복 나설 듯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2개국(G2) 간 경제갈등이 무역 문제를 넘어 기업투자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기존 G2의 갈등구도는 관세, 보조금, 위안화 환율 등 무역환경의 유불리를 두고 사사건건 대립하는 양상으로 대부분 국가 대 국가의 마찰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 시도가 번번이 좌절되면서 G2의 경제전쟁이 개별 기업으로까지 전장을 넓혀 제2라운드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갑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샹원보 산이중공업 회장은 18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 규제당국은 '옹졸하고 비열한 악당'으로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방해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산이중공업은 미국 오리건주(州)에 풍력발전소 4곳을 짓는 계획을 추진해왔으나 지난 9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건설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은 기업이다.

올해 중국 기업이 미국에 교두보를 건설하려다 퇴짜를 맞은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16일 파산보호 신청을 한 전기차 배터리 업체 A123은 사실 8월 중국 자동차부품 회사인 완샹그룹에 지분 80%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4억6,5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 의회는 핵심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며 지분매각을 강력히 반대했고 A123은 결국 2,800만달러의 회사채를 막지 못해 부도 위기에 몰렸다.

미국 중소형 비행기 제조업체 호커비치크래프트의 매각도 최근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항공기 제조업체 베이징줘웨는 7월 이 회사를 17억9,000만달러에 매입한다고 발표했으나 미 행정부가 막바지 단계에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승인을 거절했다.



이밖에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8일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휴대폰 제조업체 ZTE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며 "이들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M&A)은 물론 거래까지 금지해야 한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이 중국 기업 진출에 급제동을 걸고 있는 것은 중국 기업의 투자액이 커지면서 자칫 안방까지 내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는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 기업에 대한 빗장을 풀기 시작해 지난해 받아들인 투자 총액이 38억달러에 달했고 올해는 최대 8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어발식 확장에 나선 중국이 미국의 민감한 영역마저 손을 대자 마침내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기업들은 엔터테인먼트와 같이 덜 예민한 사업에 진출하거나 5억달러 미만의 소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매슈 슬래터 다트머스대 경영학 교수는 "이런 규제가 중국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에서는 조만간 중국 정부 차원의 대규모 반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은 "미 의회가 편견을 버리기를 바란다"는 식으로 우회적 대응에 그치고 있으나 향후 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방해하는 식으로 보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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