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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미 FTA와 국익
입력2006-10-23 16:41:45
수정
2006.10.23 16:41:45
“옷 벗을 각오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임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 측 협상단의 한 간부가 결연하게 한 말이다. 그는 한미 FTA가 100%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고 있다.
신념의 강도는 한미 FTA를 반대하는 쪽도 강하기 그지없다. 제주에서 만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한미 FTA 저지에) 이 한 몸 아끼지 않겠다” 며 “다음 세대를 위해 한미 FTA 저지 투쟁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를 놓고 두 사람은 양 극단에 서 있지만 “한국의 미래와 국익을 걱정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은 협상 이익 극대화를 위해 밤을 새우고, 또 한 사람은 자유무역이 필연적으로 가져올 피해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도 같다. 한미 FTA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타결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 공(功)은 두 사람 모두에게 일정 부분 돌아가야 한다. 반대로 실패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진정 경계해야 할 대상은 따로 있다. 한쪽은 경제ㆍ통상협정인 한미 FTA에 정치ㆍ안보 논리를 들이대며 협상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일각에서는 “대북 제재를 놓고 한미간 이견이 발생하면 한미 FTA가 무산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떠들고 있다. 한반도의 안보위기를 가지고 협박을 일삼으며 장사를 하려는 세력이다. 또 반대쪽은 이 같은 상황과 국내 반발을 역이용해 내년 대선에서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집단이다. 이들은 FTA를 잣대로 이념적 편가르기에 몰두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론 분열 조장도 서슴지 않는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경제적 효과 이상으로 한미 FTA를 둘러싼 국내외적, 정치ㆍ사회적 환경은 복잡다단하다. 한미 FTA에 더 많은, 더 진지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협상에 최선을 다하면서 국민이 바른 눈을 갖도록 정보 공개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FTA를 빌미로 나라를 망칠 세력들의 활동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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