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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칠드런'으로 민음사 블루픽션상 수상 장은선 작가

사회적 약자, 청소년의 목소리 들려주고 싶었죠

'무병불사' 가까운 미래 배경으로 권리 박탈당한 청소년 차별 그려

"성년될때까지 참으라 해선 안돼 더 높은 차원의 인권 주장해야"


"현재 중장년층이 젊은 세대보다 부유한 것은 노동 시간과 축적을 생각할 때 당연한 얘기죠. 하지만 만약 그들이 영원히 죽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게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반드시 소설 속 얘기만도 아닙니다. 불경기와 취업난 때문에 이미 청년층의 '미성년자' 기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소설 '밀레니얼 칠드런'으로 민음사의 청소년문학상 '제8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장은선(31·사진)씨는 2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제약이 많은 청소년의 입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창시절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Z' 주제가를 부른 가수 가게야마 히로노부의 열혈 팬으로 결국 그 가수의 현지 연예기획사에서 직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동일본대지진의 충격으로 도망치듯 한국에 돌아온 뒤 월세 보증금까지 털어 반년여 세계여행을 다녀온 이색적인 경력도 갖고 있다. 이번 상금 2,000만원으로 새집 월세 보증금을 냈다는 그는 여전히 '가난한 청년층'이기도 하다.

"성년의 문턱인 청소년은 가장 심각한 사회적 약자이자 사각지대입니다. 언론이나 시위 등의 방법조차 없는 청소년은 제대로 된 사람 취급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저 몇 년 지나 성년이 되면 모두 누릴 수 있다고 참는 건 옳지 않아요. 차별 받고 있다면 바꿔야 합니다. 좀 더 높은 차원의 인권을 주장해야죠."



수상작은 더 이상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없어진 '무병불사'의 가까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질병의 고통과 죽음에의 두려움이 없어진 '유토피아'지만 이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가 고민인 '디스토피아'이기도 하다. 정부는 출산율 통제를 위해 '자식세'를 만들어내고 이를 어긴 아이들은 학교에 수용된다. 이들은 성년 즈음에 성인능력시험을 통과해야 제대로 된 권리를 누릴 수 있다. 탈락하면 '비(非)성년'으로서 연애·결혼·출산 등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게 된다. 실제 현실과 작가의 소설적 '현실'이 겹치는 지점이다.

작품에는 시골서 자랐지만 고등학교 때 서울 강남으로 옮겨온 작가의 체험이 녹아 있다. "승용차와 트랙터가 함께 다니는 길로 등하교하던 제 입장에서 강남은 일종의 '컬처쇼크'였어요. '워크맨' 대신 CD플레이어를, 떡볶이집 대신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가게를 자연스러워하는 강남 애들과 시골 사이 부유함의 차원이 달랐죠. 학습 수준이나 정보력 등 아무리 발버둥 쳐도 시작점 자체가 차이가 커요. 소설을 위해 취재하면서 제 학창시절과 지금 학교의 현실이 차이가 없어 놀랐어요."

작가는 벌써 후속편을 구상하고 있다. "이 작품 속편인데 이제 청소년소설이 아닙니다. 주인공들이 성년이 돼 반정부적인 종교단체에 숨어들고 거기서 '무병장수'를 깨는 바이러스를 만들죠. 이 바이러스로 테러를 하자는 축과 온건한 축이 갈리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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