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지난 5년간 서울시내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500만여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는 2년 단위 재계약 때마다 3,000만원씩 보증금을 올려준 셈이다.
1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의 평균 전세가는 1억9,951만원에서 2억7,498만원으로 7,547만원 올랐다. 특히 강남3구의 전셋값은 평균 1억3,618만원이나 급등했다.
전세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초구다. 이 기간 3억2,497만원에서 4억8,480만원으로 1억5,983만원이나 뛰었다. 이는 서울 평균 전세가 상승금액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액수다. 2008년 말부터 입주한 대규모 재건축단지들이 계약 갱신 과정에서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송파구 역시 2억4,291만원에서 3억7,863만원으로 1억3,572만원 올랐다. 서초구와 마찬가지로 잠실지구 내 리센츠ㆍ파크리오 등 1만8,000여가구의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단기간에 전셋값이 급등한 탓이다.
강남구도 3억3,041만원에서 4억4,341만원으로 이 기간에 전셋값이 1억원 이상 올랐다.
강남3구 외에는 광진구ㆍ중구 등이 1억원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9,866만원이 뛴 광진구의 경우 잠실 등에서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이 일대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구는 9,778만원이 올랐다.
한편 동북권의 노원구와 도봉구는 5년간 각각 3,783만원, 3,821만원 오르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재계약 부담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전세가가 저렴하고 도심 및 강남권과 멀리 떨어져 있어 전세가 상승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팀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4ㆍ1부동산종합대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최근 주택거래 활성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하게 된다면 몇 년째 이어진 전셋값 상승세가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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