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첫발을 내딘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수많은 건축상 사이에서 지난 18년간 독보적 자리를 지켜온 것은 상 자체가 갖는 권위 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권위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키기 위해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운영해 온 차별화된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시행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의사결정기구인 시행위원회는 매년초 주최·후원기관 관계자가 참여해 구성한다. 시행위원회는 그 해의 시행 일정은 물론 한해 5~6차례 회의를 통해 상의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시행위원회에는 시행위원장을 맡은 장양순 대한건축사협회 이사를 비롯해 남영우 국토해양부 건축문화팀장, 이용택 서울경제신문 부동산부장, 이각표 대한건축사협회 이사, 조영득 옛 대한주택공사 기술계획처장, 금철수 옛 한국토지공사시설사업처장, 조성봉 대한주택보증 기획본부장, 천태삼 대한건설협회 기술지원본부장, 조태희 한국주택협회 전무, 임도빈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이 참여했다. 심사위원회는 시행위원회와 별도로 3개 공동주최기관이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다. 올 해심사위원의 면면도 화려했다. 황일인 일건 건축사사무소 회장이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을 비롯, 이창섭 장원포스텍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강철구 종합건축사사무소 동우건축 대표, 장양순 시행위원장(건축사사무소 창건축 대표), 김영섭 성균관대 교수, 최두남 서울대 교수, 신동철 경원대 교수, 천태삼 건협 기술 지원본부장 등 학계·업계의 권위있는 전문가들로 꾸려졌다. 심사는 ▦1차서류심사 ▦2차현장심사 ▦3차최종심사 등의 절차를 거쳤다. 올해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67점의 2배가 넘는 137점이나 응모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일부 출품자들은 한국건축문화대상 응모를 위해 다른 상에 대한 출품을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출품작이 넘치다 보니 심사위원들은 그 어느 해보다 옥석을 가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장양순 시행위원장은 "올해 출품작들은 단순 히숫자뿐아니라 질적으로도 상당히 뛰어나 다보니 수상작과 탈락작의 수준이 종이 한장 차이인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1차 서류심사 통과작 30개에 대한 현장심 사는 지난 7월1~3일, 7~9일 등 6일간에 걸쳐 이뤄졌다. 심사위원들은 현장심사 과정에 서때론 폭염속에서 가파른 산길을 오가는가 하면 굵은 빗줄기에 온몸이 젖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작품 내외부를 꼼꼼히 심사하는 열정을 보였다. 심지어 단 한 작품을 심사하기 위해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도 했다. 현장심사를 바탕으로 한 최종 수상작 선정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대상 수상 작을 뽑는 과정에서는 심사위원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치열한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선정된 2009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들은 상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명실공히 올해 한국 건축 문화를 아우르는 대표작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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