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촉진지구란 자치구 별로 거점지역을 만들어 지역주민의 도시생활이 이곳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복합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는 도심과 강남으로만 몰리는 도시구조를 다핵화하기 위한 작업으로 뉴타운이 주거환경개선 사업이라면 균촉지구는 지역중심지를 만들이 위한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 3차 뉴타운 후보지 11곳을 둘러본 데 이어 균촉지구 및 후보지 8곳을 차례로 점검한다. ‘큰 그림은 그려졌지만 단기적 투자성과를 기대하진 말아야’ 집창촌과 재래시장, 노후주택이 밀집돼 서울의 부도심 중 가장 낙후돼 있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를 동북권의 생활 중심으로 개발하기 위한 밑그림이 한창 그려지고 있다.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는 지난 5월 개발기본계획을 승인 받아 공고한 데 이어 각 구역별로 개발실시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이다. 그렇지만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상가 임대시장조차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는 상황인 데다 균촉지구 지정 자체를 반대하는 상인들이 버티고 있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전농구역 가장 먼저 지구지정 신청할 듯=동대문구는 청량리역 일대 11만3,000여평을 정비해 오는 2013년까지 ‘동북권의 생활ㆍ교류ㆍ문화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지역을 청량리ㆍ용두ㆍ전농 도시환경정비구역과 전농 주택재개발에정구역 등 4개 구역을 나눴다. 청량리구역은 동북권의 거점으로 호텔, 컨벤션센터, 복합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 용두구역은 한방ㆍ의료 기능을 특화한 뒤 청계천과 연계할 계획이고, 전농구역은 연구개발(R&D)센터와 주거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현재 사업추진이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곳은 전농구역. 동대문구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청량리 균촉지구는 현재 각 구역이 개별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단계로 사업추진이 가장 빠른 전농구역에 대한 구 도시계획자문이 최근 마무리돼 조만간 지구지정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물 쌓여도 매수세 거의 없어=사업진행 과정과 상관없이 이 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썰렁하다. 균촉지구 발표 이전보다 오히려 안 좋아졌다는 것이 이 지역 중개업소들의 설명. 일단 침체된 경기 탓이다. 전농동의 손선식 에덴공인 사장은 “일부 문의를 해오는 것도 대책 내용을 물어보는 것일 뿐 거래를 위한 것은 거의 없다”며 “점포 권리금을 안 받겠고 팔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매입을 원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전농구역에 위치한 아파트인 신성미소지움은 지난달 입주를 한 새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없이 분양가 수준에 나온 매물이 있을 정도다. 주택재개발예정구역인 643번지 일대 재개발 지분은 아직 평당 1,000만원이 채 안 된다. 김혜경 OK공인 사장은 “청량리, 용두, 전농 3곳 가운데 전농구역이 그나마 전략사업구역으로 지정돼 가장 사업추진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역시 매수세는 없다시피 하다”고 설명했다. 재개발을 시작하면 임대수익이 한 동안 끊길 수 밖에 없는 만큼 균촉지구 지정을 반대하는 상인들의 반발도 거세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사업 중간에 수입이 없어지는 만큼 상가 소유주들은 재개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며 “균촉지구 사업은 뉴타운 사업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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