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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되는 가톨릭 교계의 '다빈치 코드' 논란
입력2005-03-18 13:41:14
수정
2005.03.18 13:41:14
성배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공전의 베스트셀러 스릴러물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가톨릭 교계의 걱정과 논란의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통교리와는 달리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부인이었으며 예수의 혈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교회가 은폐해왔다는 내용을 핵심줄거리로 하는 이 소설이 2년째 전세계에서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내려오지않고 있을 뿐더러 곧 영화화될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교황청은 17일 이탈리아 제노바를 시작으로 일련의 공개토론회를 갖는등 파문확산 저지에 나섰으나 대응방식을 놓고 내부 논란을 빚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응이 이미 늦었다는 판단 아래 이 소설의 허구성에 대한 신도들의경각심을 주문하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제노바 토론회에서는 청중들이 강당 좌석을 가득 메운 것은 물론 복도와 심지어는 창문밖에까지 수백여명의 청중이 운집해 이 소설을 둘러싼 교계와 일반의 관심을단적으로 드러냈다고 BBC는 분위기를 전했다.
토론 주재자는 제노바 교구 대주교이자 차기 교황 후보군에 속한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 교황청이 공식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그는 최근 이 책을 `상한 음식'에 비유하며 `싸구려 거짓말'로 규정, 가톨릭계 서점에서 판매하지도, 읽지도 말 것을 주장한 인물이다.
"다빈치 코드를 읽어보았습니까"라는 질문에 단하의 청중석에는 곧 수없는 손들이 올라왔고, 이어 질문이 쏟아졌다. "예수가 진짜 결혼했습니까" "예수가 아기를가졌었나요". "제 질문부터 대답해주세요"라는 고성도 들렸다.
베르토네 추기경은 "내가 교황청으로부터 다빈치 코드를 공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운을 떼며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 내용에논박하는 목소리를 낸데 대해 상당한 반향이 있었다고 본다. 드디어 누군가 할 말을하고 나섰다는 격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경고하기엔 너무 늦은 것 같지만 우리 신자들을 비판적 경각심으로 무장시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베르토네 추기경 대응방식과는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상파울루 주교로 임명된 호세 마리아 핀헤이로 주교는 이 책을 금서로 여길 것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베르토네 추기경의 강경 목소리가 교황청의 공식입장이 아닌 `사견'임을 강조하면서 다만 책을 읽더라도 `사리분별'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는 "사람들이 소설 속에 담긴 사실과 허구적 요소를 모두 구분해낼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그런 분별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책을읽지 못하도록 할 것까지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제노바 토론회에서 한 청중은 "저자 브라운은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무지를 이용해 베스트셀러를 만든 매우 영리한 사람"이라면서 "교회는 마치 그를 공격하는 듯한 반응을 보여서는 안될 것. 그게 바로 저자가 노리는 것이기때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교황청의 고민의 핵심도 바로 여기에 있는 듯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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