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저축 가입자들이 보금자리주택 등을 겨냥해 가능한 통장 사용을 아끼면서 신규 분양시장에서 청약저축통장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청약저축통장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크게 낮아지는 것은 물론 청라ㆍ영종지구 등에서 대규모 분양을 앞둔 민영 아파트들도 분양률이 저조해질까 사뭇 긴장하는 모습이다. 보금자리주택 겨냥 사용 아껴
신규 분양시장선 '품귀 현상'
대규모 분양앞둔 건설업체들
"청약률 떨어 질라" 전전긍긍 청약저축 가입자라 해도 분양공고일 이전에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면 전용 85㎡형 이상 민영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지만 보금자리주택 열풍 등으로 이런 수요 역시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김포한강신도시에서 2순위까지 청약접수를 받은 '쌍용예가'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1,444가구 공급에 292명만이 신청해 평균 0.2대1의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김포시도시개발공사가 시행을 맡은 이 단지는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전용 85㎡형 이하 공공주택으로 분류돼 청약저축 가입자만 공급 받을 수 있었다. 3순위에서 143명이 추가적으로 접수해왔지만 3순위는 청약저축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포한강신도시의 민영 아파트들이 줄줄이 저조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 든 상황에서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이 아파트의 미달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저축통장이 당분간 신규 분양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규 민영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 건설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통상 전체 분양계약자의 10~20%선을 차지하는 청약예금 전환 수요 역시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청라지구에서 분양을 맡았던 한 대행업체 대표는 "청라지구가 분양 '대박'을 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청약예금으로 전환한 청약통장을 대량으로 사들인 '떴다방'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청약저축 가입자들 대부분이 보금자리주택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청라ㆍ영종지구에서 올 상반기와 같은 분양 열풍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이 같은 우려가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영종신도시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청약예금 전환 비중이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청약저축과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수요가 달라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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