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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퓨전주점 '천상(天翔)'을 운영하는 박순임(49) 사장은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가정주부였다가 지금은 연매출 20여억원대의 성공한 사업가로로 변신했다. 박 사장이 운영하는 천상은 우리 입맛에 맞게 자체 개발한 250여 가지의 안주메뉴를 제공하는 '박순임표' 일본식 퓨전주점이다. 현재 서울 이태원과 서소문에 2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태원 본점은 애주가들 사이에 제대로 된 '이자카야'(일본식 요리주점)로 소문난 곳이다. 이태원 본점의 경우 기업 회장들도 즐겨 찾을 정도로 단골 고객이 많다. 박 사장이 주부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든 것은 결혼 12년 차인 지난 1999년. 일을 하고픈 마음에 주부 경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업종은 그간 일본 여행을 통해 접한 일본식 돈가스. 이태원 제일기획 맞은편에 창업비용 1억원을 들여 43㎡ 남짓한 작은 점포를 열었다. 박 사장은 "일본에서 돈가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적인 메뉴인데다 나도 맛을 보고 반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일본식 돈가스가 우리 입맛에 맞게 현지화 되지 않았던데다 점심식사 손님 외에 저녁 매출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버텼지만 수익은 고사하고 직원 월급을 위해 카드 돌려막기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는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손님이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진리를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시행착오를 거쳐 외식업 운영에 눈을 뜬 박 사장은 대대적인 점포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저녁 매출을 위해 일본식 돈가스와 연관성이 있는 이자카야를 접목하기로 했다. 그런데 저녁 장사를 위해 접목한 이자카야 메뉴는 마진율에 문제가 있었다. 박 사장은 "손님은 북적거려도 서비스로 나가는 안주가 많아 테이블 단가가 너무 낮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사장은 서비스 안주였던 것을 우리 입맛에 맞게 품질을 높여 간단한 단품 메뉴로 개발했다. 매일 같이 연구한 끝에 5개월 만에 무려 100여개의 새로운 안주 메뉴를 개발했다. 우리 입맛에 맞게 퓨전화한 메뉴에 손님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그는 "매출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매일 저녁 손님들이 줄을 서면서 점포 리모델링을 한 지 5개월이 채 안 돼 월평균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박 사장이 개발한 메뉴만 500여개에 달하며 이 중 실제로 고객들의 검증을 거친 것만 200여개에 이른다. 고객들의 반응이 없는 메뉴는 바로 퇴출시키고 단골들이 지겨워하지 않도록 3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메뉴를 내놓고 있다. 박 사장은 성공 노하우로 "돈을 쫓지 말고 고객의 마음을 쫓으라"고 조언했다. 손님들이 몰려오는 데서 성취욕을 느끼고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천상을 대박 점포를 넘어 외식 프랜차이즈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주위에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10여년간 터득한 성공 노하우를 예비창업자들에게 체계적으로 전수하고 싶기 때문이다.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양하고 가맹점주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올해 안에 5곳 정도의 가맹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소자본 창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점주가 한시도 점포에서 눈을 떼서는 안 된다"며 "작은 점포도 회사를 경영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운영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상의 창업비용은 66m²(20평) 기준으로 5,000만~6,000만원 정도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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