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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여행하다 길을 잘못 찾아들면서 폭설에 묻혀 실종됐던 제임스 김(35)씨가 사고 발생 12일 만에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미 오리건주 조세핀카운티의 브라이언 앤더슨 국장대리는 6일(현지시간) "이날 낮12시3분께 '빅 윈디 크릭'이라고 불리는 로그 강가 계곡에서 제임스 김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로그 강에서 약 0.5마일 떨어진 곳이며 수색대는 김씨의 시신을 밝힐 수 없는 한 장소로 옮기는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웹진 'CNET'의 수석 편집장 김씨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부인 캐티씨, 그리고 두 딸이 10박11일의 일정으로 여행길에 나선 것은 지난달 17일.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한 김씨 가족은 시애틀을 거쳐 25일 포틀랜드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난 뒤 숙박 예정지인 골든비치로 향했다. 하지만 이들은 42번 도로를 놓쳐 시스키유 국립공원의 험준한 산악 도로로 접어들었다가 폭설에 갇혔다. 김씨가 복귀 예정일인 27일까지 돌아오지 않자 'CNET' 직원들은 28일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경찰은 김씨 가족이 마지막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한 식당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펼쳤으나 김씨 가족을 발견하지 못했다. 김씨는 사고 발생 일주일 만인 2일 오전7시25분께 구조를 요청하겠다며 도보로 출발했으나 소식이 끊겼고 나머지 가족들은 9일 만인 4일 오후 구조에 나선 헬리콥터에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됐다. 부인 캐티씨와 어린 두 딸은 과자 등으로 연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색팀은 100여명의 구조요원과 구조견ㆍ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김씨 수색에 나섰다. 5일 오후 그가 입었던 옷가지와 지도가 발견되면서 생존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6일 아침부터 재수색에 나섰으나 결국 김씨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후 숨진 김씨의 친구가 개설한 웹사이트에는 아르헨티나ㆍ일본 등 전세계 수천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해 극한 상황에서 가족들을 안전하게 보호한 그의 안부를 걱정하는 등 격려의 글이 쏟아졌다.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는 애도의 사연들이 답지하고 있다. 현재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건강한 가운데 부인 캐티씨는 한때 동상에 걸린 발가락 절단이 우려됐으나 수술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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