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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9총선이 오차범위 안의 접전 지역이 전체 선거구의 3분의1을 넘는 등 박빙 구도가 심해지면서 여야가 부동층의 표심을 잡을 막판 카드를 놓고 불꽃 대결을 펼치고 있다. ‘안정론’과 ‘견제론’에 덧붙여 여당인 한나라당은 대규모 감세정책을 꺼내 지지세력 확대에 나선 반면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한반도 대운하 반대를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 지지층 결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다가 선거전 종반에 불거진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5일 서울 은평뉴타운 건설현장 방문을 비롯, 청와대의 은행 수수료 인하 강요 등 관권 선거 논란까지 겹쳐 막판 이틀이 총선의 명운을 가를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정치권과 여론조사기관들의 판세 분석 결과를 보면 전국 245개 지역구 중 무려 80~90곳가량이 오차범위 안의 경합 지역이다. 이는 선거전 초반 40~60곳이었던 것에 비해 오히려 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수도권 111개 중 최대 절반에서 혼전 양상이 계속돼 어느 당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휴일인 6일에도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은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세력 대 ‘잃어버린 10년’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간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한나라당은 최근 발표한 소득세 인하와 생활필수품 부가가치세 면제 등 감세정책을 총선 후 2개월 내 확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조기 입법화를 위한 과반수 의석 확보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한구 당 정책위의장은 여기에 오는 2010년부터 2030년까지 총 428조원의 투자비를 들여 매년 분당의 2분의1 크기로 노인주거 복지시설과 문화ㆍ체육공원을 결합한 ‘건강문화클러스터’ 40개를 조성하는 방안을 이날 내놓았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5일 자정부터 선거운동 시한인 8일 자정까지 사흘간 논스톱으로 철야 유세전에 들어갔다. 경합 지역이 속출하면서 목표로 했던 개헌저지선(100석)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민주당은 대운하 반대를 이슈로 부각시켜 전통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특히 이 대통령이 측근인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에 있는 은평뉴타운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과 관련,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상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총공세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또 이날 부동산 거래세 1%포인트 인하와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 중 ‘2년 이상 거주’ 요건 폐지 등 ‘중산층 재도약 4대 프로젝트’를 발표, 한나라당의 감세정책에 맞불을 놓았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ㆍ친박연대 등 군소 정당들은 선거전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자 대결로 흐를 경우 지지층 확보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마지막 남은 선거전에서 각 당이 흔들리는 유권자들에게 어떤 내용의 카드를 내미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전은 사실상 이제부터가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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