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ㆍ밀 등 곡물가 앙등이 세계적인 수요ㆍ공급 불균형보다는 곡물유통업자의 사재기와 국제자금 유입 등 투기바람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쌀의 경우 유통업자들이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창고에 쟁이는 바람에 수출국에서마저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 각국 정부가 수출금지 조치를 내리고 이 조치가 쌀값을 오히려 부추기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 곡물가 안정을 위해 각국이 쌀 사재기를 엄단하고 투기자금 유입을 억제하는 국제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자국 쌀생산자가 해외에 과도하게 쌀을 내다파는 것을 막기 위한 새로운 쌀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의 이 같은 조치는 쌀 수출이 늘면서 인도네시아 내 쌀값이 뛰자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쌀 수출을 금지하는 국가는 베트남ㆍ이집트ㆍ중국ㆍ캄보디아ㆍ인도 등 6개국으로 늘어났다. 곡물수출금지 국가들이 증가하면서 곡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쌀은 100파운드당 22.1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쌀 가격은 63%나 올랐다. 밀은 부셸당 9.11달러로 뛰었다. 곡물 메이저들도 투기에 나서 세계 식량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의 다국적 곡물 메이저인 카길은 식량위기 속에 지난 3ㆍ4분기(2007년 12월~2008년 2월) 10억3,000만달러의 수익을 냈다고 최근 밝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억5,300만달러에 비해 86%나 증가한 것이다. 쌀과 함께 주요 곡물인 밀의 유통시장 공급도 줄어들고 있다.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카자흐스탄은 식량안보를 위해 오는 8월까지 밀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ㆍ아르헨티나도 밀 수출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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