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우리도 동북아 중심이 될 수 있다

미국의 한 제조업체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시장에 자사 제품을 파는 과정을 상상해보자. 제조업체는 제품을 유통시킬 수 있는 배급망을 시장에 구축해야 한다. 이때 3개국 각각의 소비처에 자사 제품을 모두 배송하는 방법은 경제적이지 못하다. 어느 한 지역 또는 몇 개 지역에 대량으로 제품을 보낸 뒤 그곳에서 소량으로 나눠 각 판매점으로 다시 배송하는 것이 비용과 정시성 등에서 한결 유리하다. 결국 미국 제조업체의 경영진이나 그 업체를 위해 물류활동을 대신하는 물류유통회사의 경영진은 한국이나 일본, 중국 3개국 가운데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따져서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입지를 골라 집ㆍ배송 센터를 세우고 제품을 대량으로 보낼 것이다. 그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소요비용, 시간, 집ㆍ배송 센터가 위치할 지역의 사회적 환경 등이 된다. 이런 종류의 집ㆍ배송 센터가 많이 들어서는 곳이 바로 ‘물류중심’이 되는 것이다. 요즘 ‘동북아 물류중심’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참여정부의 중요한 국정과제이고 물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 물류중심은 다국적 기업들이 고려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을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조성해서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공항이나 항만시설을 충분히 갖추는 것은 기초적인 일에 속한다. 효율적인 물류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외국인들이 거주하기 적합한 사회적 환경 등 모든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갖춰야 한다. 이런 여건들이 주변 경쟁국들보다 유리하게 만들어지고 그 결과 많은 다국적 기업이 한국을 집ㆍ배송 중심지로 선정한다면 한국은 자연스럽게 물류중심이 될 것이다. 지리적인 면만 보면 한국은 3개국 시장에 가장 접근하기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 물류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정보화 수준과 관리능력, 우수한 노동력 등 경쟁국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특히 중국에 비해 불리한 점도 있다. 높은 임금과 비싼 땅값 등은 대표적인 약점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이 조금 노력해서 강점은 크게 하고 약점은 보완해간다면 동북아 물류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중심이 반드시 하나여야 할 필요도 없다. 중국의 거리에서도 수없이 많은 ‘XX 중심’이라고 쓰인 간판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카피처럼 우리 내부의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한국은 또 하나의 중심이 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