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부터 단말기까지‘복합 IT서비스社’로 진화” 정보기술(IT) 서비스기업인 포스데이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스템통합(SI) 등 전통적인 IT 서비스사업뿐만 아니라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장비와 각종 통신용 단말기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의 IT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포스데이타로서는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모험을 이끄는 유병창(56ㆍ사진) 사장의 표정은 느긋하다. 유 사장이 모험을 즐기기 때문이 아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유 사장은 이런 변신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기존의 IT 서비스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약속할 수 없다고 보고 와이브로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포스데이타는 앞으로 시스템 구축은 물론 다양한 단말기와 장비까지 아우르는 ‘복합 IT 서비스기업’으로 진화해나갈 것입니다.” 유 사장은 지난 2004년 포스코 전무에서 포스데이타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그 이듬해부터 최고경영자(CEO)로서 포스데이타의 변신을 주도해왔다. 포스데이타는 현재 와이브로 장비 개발을 마친 후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겨냥한 영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포스데이타는 와이브로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데이타와 통신과의 인연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철보국(製鐵報國)’을 이룬 포스코(당시 포항제철)가 통신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89년 사내 전산실에 ‘통신보국(通信報國)’이라는 임무를 주며 분사시킨 게 포스데이타의 탄생 배경이다. 포스데이타는 지금까지 SI에 주력했지만 와이브로를 통해 비로소 통신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유 사장은 “미국과 일본 각각 2개 업체에 시험용 와이브로 장비를 이미 공급한 데 이어 베트남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ㆍ중국의 통신 및 방송 업체들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만한 계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데이타는 이달 말부터 국내에서 와이브로를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용 USB모뎀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안에 개인휴대단말기(PDA)폰과 게임기 등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포스데이타는 특히 최근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차를 멈추지 않고도 요금을 정산할 수 있는 하이패스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사업도 따냈다. 포스데이타는 하이패스사업에서도 시스템 장비보다는 앞으로 차량에 부착될 단말기를 판매하는 게 더 큰 부가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여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 사장은 “하이패스를 중심으로 내비게이션, 장기적으로는 와이브로까지 두루 결합한 차량용 단말기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말기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스데이타를 비롯해 IT 서비스기업이 요즘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성장엔진이 바로 ‘유비쿼터스 (ubiquitous)시티’다. U시티는 도시를 하나의 유ㆍ무선 네트워크망으로 연결해 교통ㆍ환경ㆍ건설ㆍ재난 등을 제어하는 미래형 도시다. 유 사장은 “포항이나 광양제철소 단지는 하나의 도시에 맞먹는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이를 대상으로 ‘U플랜트’ 구축사업을 고려 중”이라고 분석했다. 포스데이타는 이미 포항시를 U시티로 만들기 위한 기본 작업에 착수했다. 유 사장은 최근 무거운 짐 하나를 더 짊어졌다. 이달 초 11대 한국SW산업협회장에 취임한 것이다. SW산업협회는 지난 몇 년 동안 내홍을 겪으면서 위상이 약화된 상태라 유 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특히 SW산업협회는 갑(甲)과 을(乙)의 관계로 치부되는 IT서비스 업체와 순수 SW 업체가 함께 회원사로 있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회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유 사장은 “다양한 회원사의 이해와 요구를 모두 합치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윈윈(win win)할 수 있다”며 “이슈와 과제가 많지만 임기(2년) 동안 문제를 깨끗이 해결할 수는 없을지라도 협회 재정비를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은 꼭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유 사장은 최근 SW를 비롯한 IT 인력의 공급이 줄어드는 조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국가의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IT산업의 위상이 중차대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IT 관련 학과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현상은 큰 문제”라며 “IT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인프라에 업계뿐 아니라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병창 포스데이타 사장은 유머를 경영에 활용하는 최고경영자(CEO)다. 직원들은 물론 외부인사를 만날 때면 언제나 유머 한두 토막으로 주변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 후 대화를 시작한다. 그는 '유머 경영'을 위해 비장의 무기를 옷에 품고 다닌다. 바로 개인휴대단말기(PDA)다. 그는 PDA에 음악이나 사진은 물론 분량이 무려 1,200페이지에 달하는 유머거리를 담아놓고 있다. 저장 용량이 제한(?)돼 있는 만큼 유머는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그는 "직원들에게 유머를 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마음을 열었습니다'라는 또 다른 표현"이라고 말한다. 1,400명에 달하는 직원들과 최대한 자주 만나기 위해 그는 점심시간을 대부분 직원들과 함께 한다. 저녁에는 팀장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직장이야기를 허물없이 나누고는 한다. "어느 집단이든 구성원들이 친해야만 일을 즐겁게 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생에 있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은 더더욱 그러하죠. 직장이 즐겁지 않으면 인생이 즐겁지 않죠." 그는 유머와 직원들과의 끊임없는 접촉을 통한 '감성경영'이야말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