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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알려진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와 나이키골프의 계약 사실은 세계 골프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계약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10년 최대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이키골프의 간판이 타이거 우즈(37∙미국)에서 매킬로이로 바뀌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타이틀리스트와 결별을 선언한 매킬로이처럼 새 시즌을 앞두고 용품 후원사 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선수들에게 클럽∙볼 등의 용품은 무기와도 다름없는 절대적인 의미를 지니게 마련. 그 무기를 만드는 용품업체들은 어렵게 교체를 결심한 유명 선수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투어 선수들의 경우 골프 용품사가 대부분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메인 스폰서로 초대형 금액을 쓰기도 한다.
◇블루칩 이시카와, 1년에 92억원?=요넥스와의 5년 계약이 올해로 끝나는 일본의 '골프 아이돌' 이시카와 료(21)는 재계약 대신 캘러웨이로의 클럽 교체를 앞두고 있다. 이시카와 측은 발표를 미루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시카와는 최근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캘러웨이의 웨지를 써본 뒤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내년 미국 무대에 정식으로 진출하는 그를 두고 캘러웨이와 연간 7억엔(약 92억원) 수준의 장기계약에 합의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잘생긴 용모에 예의를 갖춘 이시카와는 일본 투어 최연소 통산 10승 기록을 세우는 등 기량도 뛰어난 슈퍼스타. 그런 이시카와를 미국으로 떠나 보내야 하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당장 갤러리 급감이 불가피하고 대회 후원사들도 일부 등을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회 수 유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제2의 이시카와'로 불리는 마쓰야마 히데키(20)가 지난 18일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에서 단독 2위를 차지, JGTO의 구원자로 떠오른 상황이다. 프로 전향을 앞둔 마쓰야마 역시 용품사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국내는 노승열 쟁탈전으로 후끈=업체들의 러브콜에 가장 몸살을 앓는 국내 선수는 단연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이다. 올해로 타이틀리스트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노승열은 접촉하지 않은 용품사를 꼽는 게 더 빠를 정도로 곳곳에서 제의가 빗발치고 있다. 유러피언 투어에서 '맷집'을 키운 노승열은 미국 데뷔 시즌인 올해 톱25에 13차례나 들며 미국 내에서도 최대 기대주로 인정받았다. 이 밖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퀸 박인비(24)는 던롭스포츠와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고 LPGA 투어 신인왕 유소연(22∙한화) 등의 용품을 후원하는 혼마는 최정상급 국내파 여자선수 한두 명과의 계약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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