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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운정 '한라비발디' 高분양가 논란 '확산'

분양가 평당1,400만원대 신청<br>건교부 "너무 높다" 간접 규제 나서<br>파주시는 "법적근거 없다" 곤혹<br>불이익 줄 마땅한 수단도 없어<br>업계 "민간택지까지 개입은 부적절"


파주 운정 신도시에서 분양될 예정인 한 민간 주택업체의 분양가에 대해 정부가 “과도한 수준”이라며 간접적인 분양가 규제 방침을 밝히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7일 건설교통부와 파주시ㆍ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라건설이 운정 신도시 내 중대형 단지인 ‘한라비발디’의 분양가를 평당 1,400만원 안팎으로 정해 분양승인을 신청한 데 대한 논란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파주에서 평당 1,200만~1,400만원대의 분양가를 받는 것은 과도한 수준으로 시장안정 차원에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밝힐 수는 없지만 자율규제가 안되면 어떤 형태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한라비발디의 분양가가 너무 높다”며 파주시에 구두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는 일단 분양 승인권자인 동시에 운정 신도시 사업시행자이기도 한 파주시에 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도록 ‘행정지도’를 요청한다는 방침이지만 파주시는 무리한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파주시의 한 관계자는 “고분양가에 대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곤혹스럽지만 우리가 분양가를 규제할 법적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파주시가 이처럼 몸을 사리는 이유는 대전지법이 지난달 23일 “분양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개입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내에서만 가능하다”며 지자체의 분양 승인권한을 크게 제한했기 때문이다. 운정 신도시는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는 공공택지지만 한라비발디는 지구지정 이전에 부지를 확보해 사업을 추진해온 경우여서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건교부 안팎에서는 고분양가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건설업체 리스트를 만들어 향후 택지공급이나 공공공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고분양가의 기준 자체가 모호한데다 추첨방식인 현행 택지공급 체계에서 불이익을 줄 만한 수단이 없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운정 신도시의 고분양가 논란은 주택건설 업계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판교 동시분양 이후로 사업시기를 미뤄왔던 업체들로서는 이번 분양가 논란이 용인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인에서 오는 10월께 신규 분양을 준비 중인 A사의 한 관계자는 “민간택지에 대한 건교부의 개입이 이번 운정지구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행자 측과 협의 중이지만 분양가 책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밝혔다. 채권손실액을 감안한 판교 중대형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1,800만원선에 달하는데도 많은 청약자가 몰리는 상황에서 시장가격을 무시한 채 정부의 입맛에만 맞춰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특히 업계는 반복되고 있는 건교부의 가격 개입방식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사업이 임박한 상황에서 느닷없이 ‘여론몰이식’으로 “가격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 막상 모든 책임은 분양 승인권자인 일선 지자체와 업체에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정부가 원가연동제 적용대상을 공공택지에 국한시켰음에도 자율적인 분양가 결정이 가능한 민간택지에 공공연히 '원가'를 들먹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충청권에서 신규 분양을 준비 중인 C사 관계자도 “이런 식으로 (민간 분양가에) 개입할 것이라면 차라리 정부가 민간택지 가격 결정권까지 가져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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