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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허윤경(24·SBI저축은행)은 올해 장타자로 완전히 변신했다. 이번 대회 최종일 강풍을 뚫고 보기 없이 2언더파를 친 데에도 늘어난 샷 거리가 한몫을 했다.
지난해에 비해 샷 거리 20야드가 늘어난 비결이 뭘까. 우선 겨우내 단내나는 근력 운동의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그와 함께 스윙에서의 몇 가지 변화가 어우러졌다.
허윤경을 10년 가까이 지도해온 투어프로 출신 교습가 김종필 코치는 준비자세인 셋업과 백스윙 교정으로 샷 거리가 늘었다고 풀이했다. 김 코치는 지난 겨울 키에 비해 샷 거리가 나지 않았던 허윤경과 어드레스 자세를 낮추는 시도를 했다. 다소 곧추 서 있던 셋업 자세를 손봤다. 무릎을 좀더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더 빼줬으며 손의 높이도 약간 낮게 두도록 했다. 결과는 대성공. 김 코치는 “볼과 몸 사이 거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양팔과 손이 이동하고 어깨가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자 헤드스피드가 빨라지기 시작했다”며 “이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백스윙을 좀더 콤팩트하게 한 것도 큰 변화다. 종전 스윙 폭을 넓히기 위해 백스윙을 길고 낮게 빼고 코킹(손목 꺾음)을 최대한 늦추던 데에서 양손이 무릎 높이를 지나면 바로 코킹을 시작하는 형태로 바꿨다. 김 코치는 “과도하게 스윙을 키우려던 의도 때문에 몸이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백스윙 폭을 약간 줄인 뒤 밸런스가 좋아져 볼에 힘이 더 많이 실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올 겨울에는 임팩트 때 왼발로 지면을 밀면서 골반을 팽이처럼 회전시키는 동작을 연마할 계획이다. 이는 키 175cm인 로리 매킬로이가 폭발적인 장타를 뿜어내는 핵심 동작이다. 스윙 하기 전 볼 앞에 다가서기까지 항상 일정한 과정을 밟는 루틴(routine)이 워낙 좋아 기복 없이 뛰어난 스윙 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허윤경의 강점이라고 김 코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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