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조선, 석유화학 등 기존의 주력산업은 더 강화하고,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새로운 신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외부 인재들이 모여들게 해 현재 120만명 수준인 인구를 임기 내 200만 명으로 확 늘려 초일류 창조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는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김기현(사진) 울산시장은 2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50년간 국내 최대 산업도시로 성장한 울산에 이제는 혁신을 불어넣어야 할 때"라며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기존 산업에 ICT를 접목해 융복합 산업을 개척하겠다"고 소개했다.
김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울산 민선 시장 선거 역사상 최고 득표율(65.4%)로 당선됐다. 이를 두고 "전임 시장이 3선 연임을 하는 과정에서 정체됐던 울산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시민 염원이 담긴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시장은 "외적 성장에 비해 여전히 변방도시에 머물고 있는 울산을 바꿔 달라는 시민들의 주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울산을 혁신시킬 다양한 방안을 추진중이다.
우선 그는 취임 첫날 관용차 대신 전기차를 탔다. 충혼탑에서 시청까지 20여분 거리를 현대차가 2010년 개발한 전기차 '블루온'을 타고 출근했는데, 이는 미래자동차 시대를 대비하자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김 시장은 "전기차를 타 보니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승차감도 좋았다"며 "울산 부품업체들이 고효율 배터리와 제어장치 등 장거리 주행 전기차 핵심부품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첨단 연구기반을 구축해 가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창조경제기획단' 신설도 추진 중이다. 그는 "울산을 50년간 먹여 살린 중화학공업에 이제는 첨단 과학과 친환경을 입혀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게 창조경제기획단의 역할"이라며 "동북아 오일허브, 2차 전지, 바이오화학, 친환경 자동차산업 등 신사업을 기존 주력산업과 융·복합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특히 김 시장은 현재 울산에 조성 중인 동북아시아 오일허브에 물류와 금융 기능까지 포함 시켜 울산을 동북아 석유 거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김 시장은 "창조경제는 구체성보다 발상의 전환이라는 철학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동북아 오일허브, 2차전지 산업, 친환경 자동차산업 등 창조적 에너지가 있는 울산의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이 내건 공약 중에 '노동특보' 신설도 눈에 띈다. 김 시장은 "울산에서 노동문제는 결국은 지역의 문제고 시민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노동특보 신설을 공약했다"며 "노사관계가 개별 기업 문제이긴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역할이 많지 않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효성 면에서 우려가 있지만 노동계 의견을 수렴하고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외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노총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임기 내내 열어두겠다. 대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꼭 세월호 사고 이후 높아진 안전의식 때문은 아니지만, 공단 내 안전사고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다. 그는 "울산국가공단 내 대형 재난사고 예방을 위한 종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또 근로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종합소방훈련장을 만들고 유엔의 방재안전도시 인증 획득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력산업과 ICT를 결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그리드 사업도 확대하겠다"며" 울산국가공단 만큼 에너지효율화 구조가 잘 갖춰진 곳은 드문 만큼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세계적인 수출모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시장은 경제·안전분야 외에도 시민 복지와 문화분야에 대해서도 과감한 시스템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서민이 행복한 따뜻한 복지공동체 구현을 위해 저출산문제 해결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아동양육에 대한 가정 부담을 경감하는데 관심을 쏟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마음 놓고 아이 낳아 보육하는 울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아동보호 전문기관도 시와 구·군간 통합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퇴직자들의 사회·경제적 참여를 프로그램화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맞춤형 지원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아울러 품격 있는 문화도시 울산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김 시장은 이를 위해 "산업경제적 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문화 공간과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며" 특히 미래세대인 청소년이 맘껏 끼를 펼칠 수 있도록 청소년 문화회관을 건립하고 실내종합체육관, 반려동물문화센터 조성도 추진한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과 전시 콘텐츠 등의 문화상품을 개발해 '시민이 행복한 문화도시 울산'의 브랜드를 제고한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그간 태화강을 중심으로 친환경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한 성과를 기반으로 삼아 WHO 건강도시 인증을 추진,건강친화적인 환경도시 조성에도 내실을 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현안사업 속도낸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ICT 융합산업 총력 김기현 울산시장이 이들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주요 공약사항으로 내세운 만큼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시장은 최근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와 지역 국회의원 등과 '조찬 정책 간담회'를 갖고 이들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청하면서 긍정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울산대공원 일원에 들어설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은 대선공약사업으로 국내 산업발전을 대표하고 위상에 걸맞은 규모로 건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 김 시장도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올해 하반기 기획재정부 예비 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정치권에 협조를 요청했다. '울산 산재 모병원'은 연구 중심 모병원으로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전국 10개 산재병원의 경쟁력 향상 등을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사업이지만 오는 8월 예비 타당성 통과가 우선 급선무다. 고용노동부가 4,269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산재모병원은 울주군 사연리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내에 건축 전체면적 13만㎡, 병상 500실 규모로 오는 2019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ICT 융합인더스트리4.0은 조선·해양 분야에 ICT기술을 접목, 조선해양 1위 도시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김 시장은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는데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
시민들이 김 시장에게 직접 건의 한 '경전철 건설' 추진 여부도 관심이다. 울산시는 김 시장의 취임식 날인 지난 1일 시민과의 만남에서 구두·서면제언과 쪽지의견, SNS의견 등 시민의견을 취합 분석한 결과 모두 287건의 의견이 개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시민들은 교통건설 분야에서 시가 경기침체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장기 과제로 미뤘던 경전철 건립의 재추진 필요성을 건의해 김 시장의 수용 여부가 주목 된다.
일회성 행사참석 자제하고 업무용 고급차 대신 RV 권위주의 벗고 혁신·실용 행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