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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현3구역 대흥2구역은 역세권에 들어서 도심접근성 뛰어나
개포 등 강남3구도 개발 시간문제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ㆍ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이 발표된 지 3개월 만에 재개발구역 지정을 해제해달라는 첫 공문이 서울시에 접수됐다. 동대문구가 지난 달 신설2구역 주택재개발예정지역에 대해 구역 지정을 풀어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하는 동시에 해당 구역 내에서 증ㆍ개축 등의 행위제한을 해제한 것. 사실상 재개발을 포기할 뜻을 밝힌 셈이다. 추진위원회와 조합 설립ㆍ운영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신설2구역이 뉴타운 사업 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뉴타운 출구전략이 현실화되면서 재개발 지역에 대한 지분투자가 다시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택경기가 침체된데다 재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타운 지분투자가 이미 매력을 상실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의 정비사업들은 2~3년 후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투자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서울에서 뉴타운ㆍ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모두 1,300여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430여곳은 사업이 완료됐고, 나머지 860여곳은 정비예정구역과 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돼 사업 준비 또는 시행 중에 있다. 준공된 구역을 뺀 860여곳 중 정비구역 해제 등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곳은 사업시행인가 이전단계에 있는 610여곳이다. 물론 이들 구역 중에서도 사업이 계속 추진되는 곳이 나올 수 있다. 사업시행인가 이후의 중기 사업장들은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대부분 재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윤지해 연구원은 "재개발을 포기하는 곳이 늘어날수록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의 사업장은 그만큼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정비사업 진행단계에 따라 수익성이 높아지는 구역을 선별하고 단지규모와 입지, 교통, 조망권 등 사업완료 이후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고려해 투자 타이밍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시내 뉴타운 사업장 가운데 첫 구역해제 신청구역이 나오면서 옥석(玉石)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말 해제구역이 쏟아질 경우 앞으로 1~2년후 착공에 들어갈 사업 중기 이후의 뉴타운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서울시와 부동산 정보업체인'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까지 사업시행인가 단계 이후의 뉴타운ㆍ재개발 구역은 전체 1,300개 구역 중 256곳이다. 이 단지들은 관리처분인가와 철거ㆍ착공, 분양 및 입주 단계를 거쳐 개발을 완료하게 된다. 일부 구역은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도 분담금 문제로 관리처분에서 착공까지 2~3년이 걸리기도 하지만 재개발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사업장 내 주택들은 지역과 입지에 따라 지분가격이 천차만별이고 거래도 활발한 편이 아니지만 꼼꼼하게 살펴보면 투자가치가 높은 알짜배기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강북 비역세권 뉴타운, 1,500만원 안팎 지분가 형성=서울시내에서 도심이나 강남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거나 역세권에서 원거리에 있는 뉴타운∙재개발 지역은 현재 3.3㎡당 1,500만원 안팎의 지분가가 형성돼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은평구나 성북구, 동대문구 내 정비구역들이다.
동대문구 답십리18구역은 지분가가 평균 3.3㎡당 1,518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2009년 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곧 착공에 들어간다. 삼성물산이 총 986가구로 개발할 예정이다.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1호선ㆍ중앙선 환승역 청량리역과 도보 15~20분 거리에 위치한다.
인근에 2,400여가구가 들어서는 이문1구역은 전체의 절반 이상인 1,378가구가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주택으로 구성됐다. 지분가격은 1,592만원선이다. 한국외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사이에 있고 신이문역에 가깝다.
1,139가구가 들어서는 은평구의 응암10구역(1,663만원)은 투자자나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일반분양 물량도 300가구 이상인데다 인근 지역보다 완만한 평지에 위치해있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인근에 착공을 맡은 동부건설은 10구역도 시공사로 선정돼 있다.
지분가격이 1,10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곳을 찾는다면 다소 외곽이지만 성북구의 석관2구역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이 단지의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고 있다.
관리처분인가로 곧 착공을 앞둔 양천구 신월동의 신정1-1구역은 2,519가구의 대단지가 조성된다. 남부순환로변에 조성되는 이 단지는 1,811만원선에 지분가가 형성돼 있다.
1,903만원의 지분가로 거래되고 있는 영등포 신길5재정비촉진구역은 지난해 철거에 들어간 7∙11구역과 더불어 사업시행인가에 이어 관리처분을 앞두고 있다. 신길재정비구역은 대부분 사업이 순항하고 있고 조합원이 지분쪼개기 행위가 적어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교통 좋은 서대문ㆍ마포ㆍ성동구 뉴타운도 가격 비싸=강북 도심과 여의도 접근성이 뛰어난 서대문구와 마포구의 뉴타운들은 2,000만원이 넘는 비교적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 분당선이 연장돼 범(汎)강남 생활권으로 거론되는 성동구 일부 단지도 2,000만원을 상회한다.
조합원수만 2,554명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의 지분가는 2,817만원으로 강남권에 버금간다. 북아현 뉴타운에서 가장 큰 구역으로 총 3,633가구가 들어선다. 지분가가 높은 것은 대단지인데다 입지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2호선 충정로역과 아현역을 끼고 있으며 시청∙종로 등의 도심과 가깝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역세권에 조성되는 마포구 대흥2구역(1,188가구)은 평균 2,05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
지난 1월 정비계획을 변경하고 1,320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립에 들어간 성동구 금호15구역은 현재 이주가 60% 이상 진행됐다. 시공을 맡은 대림산업이 곧 공사를 시작한다.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 역세권으로 지분가는 평균 2,268만원선이다. 전체의 95%가 넘는 1,260가구가 85㎡ 이하의 중소형이다.
강남권역에서 2,000만원대 지분가를 형성하고 있는 곳은 봉천12-2구역이다. 2009년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 구역은 현재 2,415만원선에 지분이 거래되고 있다. 총 1,249가구 규모로 지하철 2호선 봉천역과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
◇강남3구는 대부분 3,000만원 넘어=지분가격이 3,000만원을 상회하는 단지는 강남3구에 몰려 있다. 재개발 보다는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권은 3,000만원대 초반에 지분가가 형성돼 있다. 개포주공, 고덕주공, 신반포1차, 은마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와 갈등을 거듭하고 있는 개포지구의 경우 지분가가 4,000만원이 넘는다.
이들 단지들은 대부분 현재 서울시와의 소형평형 비율과 아파트 층고 문제로 서울시와 논란을 이어가고 있지만 입주민들 대다수가 재건축을 희망하고 있어 개발은 시간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강남권 뉴타운으로는 현재 송파구 거여2-2구역만 사업시행인가가 난 상태다. 인근 지역에는 추진위원회 승인과 조합 설립이 다소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체 관계자는 "거여.마천 뉴타운과 천호 뉴타운은 사업 속도가 느리지만 강남권이라는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구역지정 해제보다는 다소 시일이 걸릴지라도 사업을 지속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유의사항 사업 중단·미분양 가능성 염두… 장기적 시각 가지고 접근해야 사업시행인가를 지나면서 개발의 8부 능선을 넘은 뉴타운 구역일지라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조원의 돈이 오가는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은 그만큼 위험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도심 역세권 인근의 재개발 사업장은 투자가치가 높지만 상가가 밀집한 지역의 경우 사업성 문제로 언제든지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특히 경기회복에 대한 확실한 청신호가 켜지기 전까지는 서울 도심권에도 미분양 사태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최근 주택시장 트렌드가 소형 주택으로 흐르고 있는데 전용면적 100㎡ 이상의 대형 평형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등도 투자자가 필히 확인해야 할 몫이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85㎡ 이하 소형 평형으로 재개발되는 지역에 그만큼 프리미엄이 더 붙기 마련이다. 서울시내 도심에도 대형 평형은 분양가 할인, 중도금 무이자 등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악성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또 3.3㎡당 2,500만원을 호가하는 지분 투자의 수익성이 높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사업 성공만을 기대하며 금융권 대출을 통해 무리한 투자를 시도하는 경우 특히 따져봐야 하는 대목이다. 자칫 2~3년 가량 사업이 지체되는 동안 금융비용이 산더미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이 더뎌질 경우 수억원의 지분투자에 이어 중도금을 지불한 후에도 입주 때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 전에 반드시 지역을 두 세차례 둘러보며 중개업소에 들러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조합이 설립됐다고 해서 바로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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