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를 중심으로 한 비서실과 대변인, 선거대책본부장 산하에 상황실ㆍ기획팀ㆍ정책팀ㆍ홍보팀 등 캠프 조직은 다른 대선 후보는 물론 5년 전, 10년 전과도 동일하다. 캠프 명칭 공모는 다른 후보나 기존 정당도 이벤트가 필요하면 하던 일이다. 캠프 사무실을 여의도가 아닌 종로2가에 두기로 한 정도가 다른데 그 효과는 의문이다.
안 후보가 선별해 밝힌 팀장급 이상 18명 중 상당수도 정치 쇄신과 거리가 있다. 우선 3분의1 이상인 7~8명이 현실 정치에 몸담았고 좋든 싫든 안 후보가 극도로 꺼리는 정치판 이전투구에 가담했다. 정치초년병인 안 후보가 부족한 정치 경험과 세력을 보완할 '현실적 선택'을 했다고 하면 끝까지 시비할 생각은 없다. 최종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하지만 안 후보가 당선되면 차기 정부의 중추가 될 18명 중에 단 한 명도 지방대 출신이 없는 것은 문제가 간단치 않다. 지도자의 첫째 덕목이 널리 인재를 구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안 후보가 최측근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온 비서실장을 두고 명문대와 유학파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며 '전문가'로 대충 물타기 한다면 오히려 구태 정치의 표적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엘리트주의를 신봉하며 모피아(재무부 출신 관료를 마피아에 빗댄 말)의 대부로 불리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기용에 안 후보가 집착하는 모양새도 이 같은 우려의 연장선에 있다.
변화와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가 불가피하고 시간 제약상 충분한 검토도 쉽지 않지만 안 후보는 지금 작은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정치의 최전선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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