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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6월 3일] 밝은 세상을 위한 의무
입력2009-06-02 17:49:46
수정
2009.06.02 17:49:46
추일성(LG디스플레이 대외협력팀장)
어떤 나라가 선진국인지를 구별하는 방법 중에는 국내총생산(GDP) 등과 같이 부를 기준으로 하는 척도가 있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시각 장애인이나 휠체어를 탄 사람들이 이곳 저곳을 다니는 데 얼만큼 불편이 없도록 돼 있는가와 같은 공공 디자인의 장애인 친화성이 그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돼야 할 것들이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을 지향하는 LG디스플레이는 이처럼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미력이나마 보태기 위해 지난해 한국실명예방재단과 협약을 맺고 무의촌 무료안구검진, 저시력 알리기 등 실명 예방과 저시력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저시력이란 일정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시각 기능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저하된 경우를 말하는데 두꺼운 안경을 쓰고 다니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저시력 아동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우리나라 저시력 인구는 약 6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에서 재활을 통해 개선이 가능한 인구가 약 15만~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불행하게도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저시력에 대한 관심과 전문 재활시설이 부족한 탓에 조기치료 시기를 놓쳐 상태가 더욱 악화돼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통계에 따르면 시각장애 아동의 약 70%는 이처럼 치료시기를 놓치는 등 후천적 원인으로 시각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실명예방재단과 함께 여러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알게 된 게 있다. 시각 장애나 지체를 가진 아동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혹은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은 금전적인 어려움이나 의학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저시력이 치료ㆍ개선이 가능한 장애라는 점이 널리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사회적인 여건과 분위기 또한 크게 아쉬운 점이다.
일선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 또한 사람들의 저시력을 포함한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아직까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여전히 겉모습에 치우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정말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밝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정부 기관이나 특정 누구의 의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의무다. 이제는 더 이상 관심 부족때문에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장애를 키워가는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일이 아닌 오늘, 바로 지금이 우리가 그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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