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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애, 5년 무명 설움 날렸다

넵스마스터피스 정상…안신애ㆍ조윤지 2타 차 2위

함영애가 22일 넵스마스터피스에서 역전 우승을 이뤄낸 뒤 캐디로 호흡을 맞춘 KLPGA 정회원이자 두 살 위 언니 함영미와 포옹하며 울먹이고 있다. /사진제공=KLPGA


“깜짝 우승이 아닌 준비된 우승이라고 생각해요.”

프로 데뷔 5년 여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넵스마스터피스(총상금 6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함영애(23ㆍ세계투어)의 말에서는 긴 무명 생활 동안 흘린 땀방울이 느껴졌다.

함영애가 행운의 ‘덩크슛 홀인원’을 발판 삼아 감격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함영애는 22일 제주 서귀포시 더 클래식 골프앤리조트(파72ㆍ6,40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유일한 시즌 2승자 안신애(20ㆍ비씨카드)와 무서운 루키 조윤지(19ㆍ한솔)의 추격을 뿌리치고 2타 차로 정상에 올랐다.

공동선두 안신애와 서희경(24ㆍ하이트)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함영애에게 5번홀(파3ㆍ135야드) 홀인원은 우승의 전주곡이었다. 9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은 오른쪽으로 완만한 페이드 궤적을 그리며 핀을 향하는가 싶더니 ‘덜컥’ 소리와 함께 바운드 한번 없이 그대로 컵 속으로 사라졌다. 이어진 6번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내기도 했지만 10번과 11번홀(이상 파4)에서 3~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첫 우승에 대한 부담을 잘 이겨내면서 이후 남은 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한 반면 경쟁자들은 실수를 범하며 함영애를 압박하지 못했다. 안신애는 7번홀까지 버디 2,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뒤 몇 차례 그린을 놓치고 파 세이브에 급급, 11개 홀 연속 파를 기록해 시즌 3승 도전이 무산됐다. 올해 국내에서 아직 우승이 없는 서희경은 중반인 8번부터 14번홀까지 7개 홀에서만 5타를 잃었다. 14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을 오른쪽 숲 속 아웃오브바운드(OB) 구역으로 날린 것이 뼈아팠던 서희경은 16번, 17번홀 연속 버디로 뒷심을 냈지만 지난해 챔피언 이보미(22ㆍ하이마트)와 함께 공동 7위(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신인이던 2006년 차이나레이디스오픈 2위에 오른 것이 생애 최고 성적인 함영애는 경기력에 비해 성적이 따라주지 않아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59위에 그치며 퀄리파잉스쿨이나 마찬가지인 시드전에 나가야 했다. 시드전 35위로 가까스로 투어카드를 유지한 그는 이번 우승으로 1억2,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자신감이라는 수확도 올렸다.

함영애는 “올해도 시드전에 간다면 골프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 그 동안 부모님께 아쉬운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실력이 다져졌다고 생각하는 만큼 계속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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