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WTO 9차 각료회의에 참석, TPP에 참여하는 12개국 통상장관들과 연쇄적으로 만나 한국의 TPP 가입 조건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는 사실상 TPP 가입을 위한 예비양자협의가 시작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WTO 회의에는 윤 장관을 비롯, 최경림 산업부 통상차관보, 우태희 통상교섭실장 국내 통상 라인이 총출동한다.
우리나라처럼 새로운 국가가 TPP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존 참여국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일본 등 기존 참여국들이 어떤 가입조건을 제시할 지 우리 통상당국이 들어봐야 하는데 이번 WTO 회의가 그 최적의 기회가 되는 셈이다.
산업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29일 TPP에 공식적으로 관심표명을 밝히면서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표현한 것은 세계 통상장관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WTO 회의 이후에는 한동안 없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WTO 회의 일정을 염두에 두고 직전에 TPP에 대해 공식적으로 관심표명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물론 참여를 위해서는 양자회담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일본처럼 1년 이상이 소요될 수는 있다. 다만 이번 WTO 회의에서 의미 있는 TPP 예비양자협의가 이뤄질 경우 우리 정부의 TPP 가입은 상당히 빨라질 수 있다. 일본은 TPP 관심표명 이후 가입까지 1년 4개월이나 걸렸지만 우리 정부는 그만큼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맺고 있는데다, 캐나다 등과도 FTA 양자 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일본만큼 걸림돌이 많지 않다”면서 “각국의 TPP 가입조건을 명확히 분석해보고 최종적인 우리의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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