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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의 케네스 로고프(사진) 교수와 카르멘 라인하트 교수는 "2007~2009년 금융위기를 겪은 유럽 국가들의 경제가 오는 2018년에도 정상궤도로 돌아설지 불투명하고 1930년대와 같은 대공황을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두 교수는 3일(현지시간)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역대 100대 사례로 본 금융위기 극복'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선진국도 부채 재조정, 높은 인플레이션 등 지난 수십 년간 신흥국이 취했던 긴축정책을 모방해야 하루빨리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표적 긴축론자인 이들은 지난 2010년 공동 발표한 '부채시대의 성장'이라는 논문에서 유럽 재정위기 극복 방안으로서 긴축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년간 금융위기를 겪었던 선진국 63개, 신흥국 37개 등 100개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1인당 실질소득 수준이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데는 평균 8년이 걸렸고 중간값은 6.5년이었다. 또 이들 국가의 43%는 경기가 회복되다가도 다시 침체되는 '더블딥'을 겪었다.
특히 두 교수는 2007~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12개국 가운데 미국·독일을 제외한 프랑스·그리스·아일랜드·아이슬란드·이탈리아·네덜란드·포르투갈·스페인·우크라이나·영국 등 10개국은 올해도 경기회복세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국가는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18년에도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과 독일은 5~6년 만에 1인당 GDP가 위기 이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고프 교수는 이와 관련해 "만병통치약은 없다"며 "모든 것이 또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경고했다. 라인하트 교수도 "과거 사례를 되짚어보면 경기가 회복돼도 기업이 다시 투자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정책당국은 성급히 판단하고 조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인하트 교수는 "이들 10개국은 실질 GDP와 잠재 GDP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특히 지금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개혁을 미룰 경우 상당수 국가는 1930년대 대공황에 버금가는 혹독한 시절을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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