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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지나쳐도 탈'

인천공항 면세점 中企 할당물량

과다배정에 5개월째 주인 못찾아

비싼 임대료에 대기업과 경쟁 쉽잖아 참여 꺼려


면세 매출 세계 1위인 인천공항 면세점이 올해 처음으로 중소기업에 면세점을 할당했지만 5개월째 계약이 완료되지 않고 표류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배정된 4개 면세점 구역 가운데 1개 구역이 네 차례나 유찰된 것이다. 이로 인해 정부가 경제민주화 명목으로 임차료 부담이 큰 인천공항 면세점에 중소기업 할당량을 지나치게 많이 배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향수·화장품 판매 면세구역인 DF11의 면세사업자 재선정을 위한 다섯 번째 입찰에 중소·중견기업 3곳이 나섰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주 최종 평가를 거쳐 선정업체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최종 계약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DF11은 올 들어 벌써 네 차례나 유찰됐기 때문이다. DF11은 2월 참존화장품이 5년간 낼 임대료로 2,032억원을 써내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임차보증금 277억원을 내지 않아 낙찰이 취소됐다. DF11구역은 이후 두 번째 입찰에서 리젠이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리젠 역시 입찰보증금을 내지 못해 탈락했다. 세 번째 입찰에서는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무효화됐고 네 번째 입찰에서는 동화면세점이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역시 입찰보증금을 내지 않았다.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이 입찰보증금을 내지 않은 것은 높은 액수의 입찰금액을 써넣었지만 막상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포기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3.3㎡당 최소 임대료는 1억3,444만원 수준이다. 2월 인천공항 면세점에 낙찰된 호텔롯데는 5년간 임차료로 3조6,173억원, 호텔신라는 1조3,253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현재도 인천공항에서 상당한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면세사업장에서의 경험을 매개로 해외의 다른 면세시장에 진출하는 원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면세 사업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반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인천공항의 비싼 임대료에 비해 이러한 무형의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고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경우 감당하기도 어려워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처럼 중소기업 면세점 유찰이 계속되자 정부가 인천공항 면세점에 대한 중소기업 할당량을 지나치게 많이 배정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이전에 7개 구역으로 나눠 호텔롯데·호텔신라·한국관광공사 등이 운영했지만 이번 입찰에는 12개로 쪼개 4개 구역을 중소기업에 배정했다. 공항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세법상 시내 면세점에도 중소·중견기업에 특허권(사업허가권)을 30% 이상 주도록 한 만큼 중소기업은 임대료 부담이 큰 인천공항 면세점보다 시내 면세점에 할당을 많이 받는 게 효과적"이라며 "향수·화장품 매장을 두고 중소기업이 같은 공간에서 대기업을 이겨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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