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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면)시승기-현대차 신형 ‘제네시스’

연말 자동차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차는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다.

이 차는 단순히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많이 팔고자 만든 차가 아니다. 현대차는 이 차를 명차의 본고장인 유럽에도 투입해 회사의 글로벌 이미지를 개선하는 카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개발한 그 어떤 차보다 더 멋지고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현대차는 설명한다.

신형 제네시스의 제원 중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바로 중량. 기존 1세대 제네시스와 같은 엔진 및 변속기를 채택한 가운데 무게는 기존 모델보다 최대 200㎏ 넘게 증가했다.

차량 경량화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핵심 기술이다. 엔진과 변속기 기술 발전이 거의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연비를 높이려면 차 무게를 줄여야 한다.

그런데 신형 제네시스는 이런 흐름을 정면으로 역행해 무게를 늘렸다. 이유는 유럽 스타일의 단단한 주행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무게를 포기하더라도 강성을 높여 흔들림없는 주행성능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3.8 상시4륜구동(HTRAC) 모델을 전남 영암 포뮬러원(F1) 경기장에서 시승했다. 발진력과 제동력 코너 선회능력를 제대로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

시동을 걸고 트랙에 들어서 첫 코너를 향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의 느낌은 '출렁거림이 없다'는 것. 서스펜션이 단단해 관성에 의해 차가 출렁거리는 현상이 확실히 줄었다. 첫 코너를 앞두고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 속도를 강하게 줄여봤다. 역시 든든하게 감속한다. 감속 상태에서 코너를 절반쯤 돈 뒤 다시 강하게 가속해 코너를 탈출해 봤다.

코너링 때의 롤링이 대단히 듬직하다. 운전석 시트 또한 아주 부드럽고 쿠션이 좋은 기존 제네시스와는 달리 지면과 차의 상태를 몸에 가감없이 전달해 준다.



트랙 중 가장 깊은 코너에서는 일부러 제동 타이밍을 늦춰봤다. 속도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급 커브를 만나자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내 전자장치가 개입해 차의 이탈을 막아준다. 전자장치와 4륜구동 시스템의 개입 속도가 순식간에 이뤄진다. 위험 상황에서의 안정성이 크게 개선된 셈인데 이는 첫 번째 단단한 차제 덕분이고, 두 번째 첨단 전자장치와 4륜구동 시스템이 잘 작동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번에는 트랙을 벗어나 영암과 광주 일대의 공도와 고속도로를 주행해봤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시속 100㎞에서의 엔진회전수는 1,300rpm이고 2,000rpm에서는 시속 130㎞까지 나온다. 이 구간에서의 연료 효율과 정숙성도 높이 살만한다.

차의 단점을 꼽자면 무게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단단한 차를 만드느라 무게가 늘었는데 출발과 초반 가속에서 그 무게감이 확연히 느껴진다. 200㎏면 기존 제네시스에 성인 남성 세 명을 더 태우고 다니는 셈이다. 초반 가속을 빠르게 하려면 엔진이 4,000rpm까지 돌아가야 한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기자가 시승한 3.8 4륜구동 모델의 공인 연비는 8.5㎞/ℓ다. 공도 시승에서 측정한 실제 연비는 7.5㎞/ℓ가 나왔다. 시원시원하게 차를 몰았음에도 실연비가 공인연비에 상당히 근접했음을 높이 평가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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