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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크로네화가 최근 새로운 안전통화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달러와 엔, 스위스 프랑 등이 최근 과잉 통화공급과 경제위기, 감독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안전통화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사이 크로네화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크로네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3%, 유로화와 비교해서는 11%나 올랐다. 크로네화의 의외의 강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르웨이 경제의 탄탄한 펀더멘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4ㆍ4분기 노르웨이 경제는 심각한 경기하강으로 고전하고 있는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1.3% 성장했다. 이는 향후에도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를 급격히 풀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해 크로네화의 추가적 강세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 애널리스트는 “크로네화는 현재 우리가 선호하는 주요 통화”라며 “향후 18개월 정도 강세가 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크로네화의 지속적인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가빈 프렌드 NAB캐피털 연구원은 “노르웨이의 금리 수준, 경상수지 흑자규모 등을 감안하면 크로네화가 최상의 통화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가장 나쁘지 않은 통화를 찾는 상황으로 추가 강세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크로네화의 유가 연동성이 너무 강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크로네화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급락했다. 노르웨이가 원자재 수출국이어서 유가는 크로네화의 향방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최근 크로네화 강세도 유가가 안정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프렌드 연구원은 “유가가 계속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데 크로네화가 어떻게 지속적으로 상승하겠느냐”며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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