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나라를 찾은 경영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 토머스 대븐포트 교수는 "정보기술(IT)과 제조 분야의 강국인 대한민국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느냐 여부는 빅데이터 분석 역량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할 인재를 누가 많이 보유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에서는 매일 3,000억개에 달하는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으며, 매분 24시간 분량의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되고 있다. 소셜데이터,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폭증과 통신환경의 비약적 발전은 빅데이터의 등장을 촉발시켰다. 이미 기업들은 사내에서 급증하는 대용량 데이터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이제 한 기업의 성공은 이러한 대용량 데이터와 빅데이터를 고급 기술로 분석해 적재적소에 유의미한 정보로 활용, 비즈니스 활동을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데 HP에서 발표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현재 기업 내 정보의 50% 이상이 필요한 조직과 연결되지 않아 방치돼 있고, 보유 데이터 중에서도 불과 15%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데이터의 활용이 저조한 것은 기술보다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인적자원, 즉 데이터 과학자가 부족한 데서 기인한다. 데이터 과학자는 비단 정보기술(IT)지식뿐만 아니라 경영능력, 통계 분석력, 인문학적 소양 등을 두루 갖춘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이 이러한 통찰력과 직관력을 가진 데이터 과학자를 잘 활용한다면 실시간 데이터의 흐름을 읽고 충분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전세계가 데이터 과학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이들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IT컨설팅 업체인 투이컨설팅은 얼마 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데이터 과학자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ㆍ데이터ㆍ분석 기법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데이터 분석을 경영활동에 내재화하는 프로세스 혁신 및 전략기획 능력을 가진 데이터 과학자를 양성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바로 한국형 데이터 과학자 만들기 프로젝트가 서서히 시작되는 것 아닐까 싶다.
향후 10년간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의 양은 현재의 50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이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 특히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기술과 통찰력을 보유한 한국형 데이터 과학자 양성은 시급한 과제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힘과 지혜를 결집해 이 과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