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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거와 부동산

올해는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있는 해다. 선거가 부동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고 하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선거를 부동산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분류한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대 후보보다 돋보이는 지역개발 공약들을 내건다. 경쟁이 심해지다 보면 이 같은 공약들이 어느새 개발 호재로 둔갑,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제시되는 부동산정책 또한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감자’가 많다.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목표에 맞춰 내놓은 행정복합도시ㆍ기업도시ㆍ혁신도시 등의 개발계획은 전국의 기대감을 높인 채 줄줄이 대기하는 상태고 시장에 뿌려질 실탄(토지보상금) 규모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굳이 지방으로 갈 것 없이 서울 안에서만도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개발 청사진은 이미 화려하다 못해 현기증이 날 정도다. 정부 역시 이미 강력한 규제로 투기를 막아놓았다고 말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처 예상 못했던 사태가 나타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연초부터 “정치적 측면에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일부 정책 추진이 지연되거나 불확실성으로 경제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조만간 8ㆍ31 후속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미리 못 박아둔 것도 이런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지방 선거가 아닌 대통령 선거를 기준으로 볼 때도 올해 부동산시장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정권 초기에는 부동산 투기 방지를 주장했다가 후기로 접어들면 레임덕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 지난 90년대 들어 역대 정권은 집권 3년차까지는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다가 4년차부터는 크게 뛰었다는 정보 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이미 나와 있는 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3년차인 95년 집값이 2.5% 상승했다 96년 12.2% 올랐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때는 2000년 2.1% 오른 데 이어 2001년 19%나 폭등했다. 내년 12월 대선 레이스는 이미 지난해 서울시가 청계천을 개통했을 때부터 시작됐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린다.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사람마다 무분별하게 쏟아낼 공약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혼란스럽다. 노무현 대통령도 집권 4년차에 집값이 오르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원하지 않겠지만 국민들은 더더욱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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