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지하차도 지반붕괴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더 이상 싱크홀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날 환경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이자스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에서 싱크홀이 발생한 지역이 53곳이나 된다. 4명이 다치고 차량 4대가 파손되는 등 인적·물적 손실도 있었다. 100m 길이의 싱크홀에 가옥 20채가 빨려 들어간 2007년의 과테말라나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싱크홀이 생겨 건물을 집어삼켰던 중국 광저우의 재난을 보면서 그저 남의 일이겠거니 하고 넘길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싱크홀 정밀조사는 철저히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연약한 지반에 무리하게 강행되는 토목공사는 없는지, 공사에 부실한 부분은 무엇인지 꼼꼼히 살피고 발견된 문제는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싱크홀 발생의 주원인이 지하수의 변화에 있는 만큼 지질검사와 수맥조사 없이 건설공사가 진행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정비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안전의식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탓이다. 이번에는 국토부가 철두철미한 조사와 더불어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 싱크홀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말끔히 씻어내주기 바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