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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단체 북부 모술 장악… 석유생산 차질

'지리적·전략적 요충지'

원유·가스 관련 투자 타격

터키 총영사 등 24명 납치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10일(현지시간) 이라크 제2도시인 북부 니네바주의 주도 모술과 인근 원유 생산지역의 일부 도시를 장악했다. 모술은 이라크 내 원유 물동량의 15%가 지나가는 석유수출 파이프라인이 인접한 지역이기도 하다. 여기에 원유 생산지인 모술 인근 키르쿠크의 일부 도시들도 무장단체에 넘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지역의 원유 생산 및 수송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비즈니스위크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알카에다에서 퇴출당한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바논 이슬람국가(ISIL)'가 정부군과의 격렬한 교전 끝에 모술 정부청사와 군 기지를 모두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ISIL은 앞서 지난 1월 서부 안바르주 팔루자에 이어 모술까지 두 도시를 수중에 넣게 됐다.

이번 모술 장악은 이라크 정부와 국제사회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모술은 터키로부터 상품을 수입하고 원유를 수출하는 북부지역의 지리적·전략적 요충지다. 이라크 원유 생산은 주로 남부에 집중돼 있어 이번 사태가 당장 이라크 원유 수출에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북부지역의 원유 및 가스 관련 투자에는 심각한 차질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는 하루 33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세계 2위 생산국이다.



게다가 모술 점령을 계기로 ISIL이 북부 일대에서 세력을 확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ISIL이 모술에서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수도 바그다드 진격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지타운대의 중동 전문가인 폴 설리번 교수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북부에서 무장세력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이들이 모술에 전략기지를 세우게 된다면 북부 다른 지역으로도 세력을 넓히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알말킬리 총리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의회에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라크 정부를 위해 적절한 지원을 할 것"이라며 "ISIL은 이라크뿐 아니라 지역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지원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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