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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원유시장 경제논리보다 공포심리 지배 "배럴당 20달러 깨질수도"

산유국 점유율 각축전에

전문가 "바닥 가늠 못해"



온통 악재로 휩싸인 원유시장에서 경제논리보다는 공포심리가 지배하고 있어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배럴당 20달러도 무너질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추가 유가 하락에 투자하는 풋옵션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 (NYMEX)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45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의 미결제약정이 기존 8개에서 3만6,113개로 급증했다. 또 6월물 WTI를 3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은 기존 35개에서 5만1,252계약으로 폭증했으며 심지어 2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도 176개나 체결됐다.

올 들어 유가 하단에 대한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산유국들이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공급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다 러시아와 이라크가 유가 하락에도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40년 만에 원유 수출 금지를 사실상 풀어 국제원유시장에 미국산 셰일가스가 범람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마른 카투사 케이시리서치 수석에너지투자전략가는 "세계 석유 시장 점유율을 놓고 북미·석유수출국기구(OPEC)·러시아 간에 3각 오일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OPEC은 감산을 하지 않을 태세이며 러시아도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북미의 셰일가스는 저유가로 일정 정도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최대 셰일가스 생산지역인 노스다코다의 바켄과 텍사스의 이글포드는 원가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올해도 생산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 대국의 점유율 각축전으로 올해 국제유가가 20달러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유전문가인 스테판 쇼크는 "원유거래시장에서 경제원리보다는 심리가 가격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 가격이 70달러선으로 결국 회복될 수는 있겠지만 그전에 20달러, 30달러를 찍을 수 있다"며 "바닥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일시적으로 20달러선을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월가의 기술적 분석가인 아비게일 두리틀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유 가격 추세선이 각각 44달러, 35달러에서 지지되지 못한다면 13.65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는 4일 2월 아시아 공급가를 기존보다 0.6달러 올려 지역 평균가 대비 1.4달러 낮은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고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 속도에 브레이크를 살짝 거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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