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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또 "투자 장벽 높여라"

금융산업 외국자본 공세에<br>단일주주 지분 상한제 추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다음달부터 상업은행에 대한 단일주주의 지분 상한선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은행권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을 겨냥한 규제조치다. 밀물처럼 몰려드는 외국계 자본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잇달아 보호주의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에는 금융산업에 대해 벽을 쌓기로 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다음달 안에 상업은행에 대한 단일주주의 지분을 제한하는 규제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상업은행에 대한 지분투자는 99%까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몰려든 외국계 자본이 인도네시아 은행들을 속속 인수하면서 정치권에서 국내 금융산업이 외국에 넘어간다는 우려가 고조되자 새로운 규제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T뱅크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ㆍPT뱅크CIMB니아가ㆍPT뱅크다나몬 등 일부 대형 은행들은 외국인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이달 초에는 싱가포르투자은행(DBS)이 70억달러 이상의 다나몬은행 인수 방침을 밝히고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번 지분 상한 규제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다르민 나수티온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안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다나몬은행 인수를 진행시킬 수 없다"며 "규제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약 한달가량 소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경기둔화 와중에도 연 6%대의 고성장을 이어오며 글로벌 투자가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1·4분기 인도네시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사상 최대 규모인 51조5,000만루피아(5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 자본의 공세로 자국 산업의 기반이 흔들릴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일련의 규제들을 쏟아내며 보호주의 장벽을 쌓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과일 및 야채 등의 수입항구에 제약을 두는 한편 국내 광산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생산 개시 후 10년이 지나면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했다. 아울러 장난감부터 중고의류에 이르는 광범위한 품목에 대한 수입규제도 검토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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