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39를 보고 김성룡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끈끈한 수법입니다. 장쉬의 장인 고바야시 고이치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김성룡) 이 수가 놓이기 전에 김성룡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3을 예상하고 있었다. 실전보의 백40은 선수활용. 계속해서 백42는 검토실의 김성룡과 서봉수가 예측한 그대로였는데 흑43을 보자 김성룡이 또 감탄을 했다. "철저하게 지켜놓는군요. 놓이고 보니 상당히 괜찮은 수 같군요."(김성룡) "글쎄. 이게 꼭 최선일까."(서봉수) "백이 갈등에 빠지게 만들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유력한 수라는 것입니다."(김성룡) 정말로 백이 갈등에 빠졌다. 네귀를 빼앗긴 터이므로 희망을 걸어볼 곳은 중원뿐인데 중원을 노골적으로 키우기가 지극히 거북하다. 제일감은 참고도2의 백1로 모자를 씌우는 수인데 흑이 2로 하나 뛰어놓고 나서 흑4로 풍덩 뛰어들면 이것을 과연 잡을 수 있을까. 만약 못 잡으면 그대로 집부족이다. 한참 망설이던 이세돌은 모자를 씌우지 못하고 백44 이하 52로 우변부터 봉쇄했는데 장쉬는 기다렸다는 듯이 흑43으로 끊어 백진 파괴에 나섰다. "린하이평의 제자인 장쉬가 린하이펑의 이중허리검법에다 장인 고이치의 지하철검법까지 마스터했어. 나날이 강해지는 인상이야. 튼튼하고 끈끈해요."(서봉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