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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장마권이지만… 강원은 가뭄 전남은 물폭탄

중부지방 '마른장마' 로 비상

서울 강수량 평년 10%도 안돼

춘천·원주 등 관광수요 급감

영호남은 농지 침수피해 잇따라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나요. 물이 없어 집집마다 물 동냥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강원 화천군 하남면의 최병호(59)씨는 쩍쩍 갈라져 버린 논을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뱉었다. 예년 같으면 비 피해로 안절부절 했겠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올해는 장마철인데도 가뭄이 들어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최씨는 "지금쯤 벼이삭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처럼 가뭄이 계속되면 올해 제대로 된 수확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화천지역은 전국서 가뭄 피해가 가장 심해 하천은 바닥까지 말라 돌덩이들이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다. 반면 광주 등 전남지역 등은 지난 19일 강우량 200㎜를 넘는 폭우가 쏟아져 논밭이 침수되거나 매몰되는 피해를 입어 대조를 보였다.

전국이 장마영향으로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했겠지만, 올해는 비가 오지 않는 장마, 이른바 '마른장마'로 속이 타 들어가는 지역이 있는 가 하면 일부 지역에는 급작스럽게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등 전혀 다른 광경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폭우대비 등도 혼란이 거듭되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중부지방의 경우 예년에 비해 폭우피해는 커녕, 마른장마 영향으로 곡물피해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최근 3년 간 7월 강수량(7월 13일까지 기준)은 올해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338.5mm, 2013년 490mm의 강수량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올해의 경우 아직 24.9mm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이나 원주 등의 7월 비가 오는 양만을 따져도 평년 10%도 안 될 정도로 이변을 보이고 있다.

마른장마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의 농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요 저수들이 잇따라 바닥을 드러내며 흉물스럽게 변하고 있고,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산간마을 주민들은 식수난에 허덕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배추나 양배추, 파 등은 가격상승이 예고되면서 가계 전반으로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뭄으로 인해 채소 등의 가격이 약 10% 이상 오를 우려 있다"고 말했다. 강원 산간지역의 경우 관광수요도 급감하면서 지역 내수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춘천과 원주 등의 일부 지역의 경우 예년 같았으면 피서객으로 붐빌 지역이지만, 올해는 말라버린 계곡 탓에 피서객들이 뚝 끊긴 상태라고 주민들은 전했다.

하지만 중부 이남의 호남과 영남지방의 경우 이와는 상황이 정반대다. 이들 지역에서는 폭우에 따른 인명피해도 발생하는 등 비상상태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20일 오전 11시 40분께 아산시 탕정면 산내교 하류 600m 지점에서 회사원 제모(48·여)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씨는 지난 18일 오전 5시 18분께 집중호우 당시 출근한다며 천안시 탕정면 자택을 나섰다가 실종됐다. 제씨가 실종된 지난 18일 오전 천안은 호우경보가 발효 중인 상태에서 시간당 80㎜의 집중호우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됐다. 경찰은 제씨가 폭우 속에서 차량과 함께 떠내려갔을 가능성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국이 장마권인데도 지역별로 극과극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광범위한 지역 장마 영향 없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지 못 하고 수축돼 소나기성 폭우로 끝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농림수산식품부와 환경부 등과 함께 폭우피해는 물론 마른장마 등에 대한 대책도 집중 마련할 방침이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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