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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음식 배달 문화가 보편적입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 많은 인구가 집중된 점도 한국과 비슷합니다. 현지 파트너의 규모가 너무 크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적당한 규모의 기업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 BBQ치킨으로 유명한 ㈜제네시스 김태천 사장은 원종찬 주 멕시코 대사의 조언을 수첩에 꼼꼼하게 적어 내려갔다. 이날 김 사장이 만난 재외공관장은 터키,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나마, 브라질, 독일 등 6개국 대사. 김 사장은 “현지 진출을 고려중인 국가 대사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 정보도 듣고, 현지 대사들이 파트너 기업들을 직접 물색해 주겠다니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있겠냐”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날 외교통상부와 무역협회가 공동 개최한 ‘재외공관장과 기업인의 일대일 상담회’에서 104개 공관 대사들은 191개 기업 대표들을 만나 508건의 상담을 벌였다. 각국 공관장들이 최근 들어 관심이 부쩍 높아진 해외 자원ㆍ에너지 개발과 수출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에게 직접 맞춤형 상담을 하며 도우미 역할을 자처한 것. 지난 23일부터 엿새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재외공관장회의 행사의 하나인 이번 상담회에서 공관장들은 미리 접수를 받은 191개 기업인들과 일대일 방식으로 만나 각종 현지 정보와 조언을 건네줬다. 상담회에 참여한 기업은 한전, 포스코, 현대중공업, 기아차, 대우조선, 삼성물산 등 대기업은 물론 감로파인케미칼, 대원제약 등 중소기업을 총망라했다. 업종도 다양하다. 새 정부가 특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에너지ㆍ자원 개발 분야 뿐 아니라 무역, 건설, 제약, 철강,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상담을 신청했고 관심사도 정보 제공, 알선ㆍ수주 지원, 사업설명 및 홍보, 애로 해소 등 각양각색이었다. 에너지ㆍ자원 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카자흐스탄, 이라크, 리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앙아시아ㆍ중동의 자원 부국 공관장들과의 상담장엔 기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 등 우리 기업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과 러시아ㆍ브라질ㆍ베트남 등 신흥 유망시장에 관심도 높았다. 가장 많은 상담 신청을 받은 김일수 주카자흐스탄 대사는 “최근 자원 부국들은 자원을 무기로 해외 기업들의 자국 진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추세”라면서 “대다수 자원 부국들이 한국의 경제성장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이뤄진 508개 상담을 기업의 규모로 보면 중소기업이 355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 131건, 공기업 20건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 정보력이 약한 중소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된 셈. 해외 판로 확대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프랑스 부스를 찾은 중소 미용기기업체 이레아이룩의 관계자는 “현지 경쟁 업체들에 정보에 대한 갈증이 많았는데 현지 대사가 직접 나서 알아봐주겠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최종현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은 “앞으로 재외 공관장 회의를 할 때마다 경제단체와 함께 일대일 상담회를 계속 개최할 계획”이라고 행사의 성과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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