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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돌아올 때는 양복 차림이 아닐 것"

케냐 방문 오바마, 퇴임 후 인도주의 활동 시사

"다음에 돌아올 때는 아마 양복을 입지 않고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케냐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여행이나 가족 일로만 케냐를 찾지는 않겠다며 1년반 앞으로 다가온 퇴임 후 구상에 케냐에서의 인도주의 활동이 포함돼 있음을 시사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케냐를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케냐 대통령궁에서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 도중 "내가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케냐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현직 미국 대통령 최초의 케냐 방문이라는 의미 못지않게 케냐 출신 아버지를 둔 오바마가 대통령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자신의 '뿌리'를 찾아갔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나이로비 도착 후 첫 일정으로 이복동생 아우마 오바마를 비롯해 친척 30여명과 만찬을 갖고 아버지의 고향인 서부 코겔로를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데 대한 용서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식 석상인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내 이름이 버락 후세인 오바마인 것은 아버지가 이곳 출신이고 내 가족과 친척들이 여기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뿌리를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궁에서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퇴임 후에도 케냐와 아프리카의 젊은이들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이 나라와 세계를 번영시킬 지도자와 사업가를 육성하고 재능을 키우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2017년 임기를 마친 뒤 케냐에서의 인도주의 활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아버지의 고향에 대한 그의 애정과 '케냐의 아들' 오바마에 대한 현지인들의 환영 분위기와는 달리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현지 인권과 부패 문제와 관련해 케냐의 케냐타 정권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케냐타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의 반동성애법에 대해 "나는 미국의 흑인으로서 사람들이 남과 다른 취급을 받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고통스러우리만큼 알고 있다"며 단호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만연한 뇌물은 케냐의 성장을 막는 최대 걸림돌"이라며 부패 문제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케냐타 대통령은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일부 충고는 받아들였으나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우리 문화나 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가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케냐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저녁 두 번째 순방국인 에티오피아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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