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소유하고 있는 종로의 랜드마크 건물인 '종로타워(사진)'가 매물로 나온다.
15일 부동산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조만간 종로타워 매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적정 매매가 등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옛 '화신백화점' 자리에 들어선 종로타워는 지하 6층~지상 33층, 높이 133m 규모의 건물이다. 연면적 6만652㎡로 지난 1999년 완공됐다. 이 건물은 우루과이 태생의 유명한 건축가인 라파엘 비뇰리의 작품으로 건물 상층부에 높이 약 30m의 커다란 빈공간이 있는 독특한 구조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건물이다.
한때 국세청이 입주해서 사용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주로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매각추진 배경에 대해 부동산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저효율 부동산뿐만 아니라 좋은 위치에 있는 건물도 보유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처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생명은 최근 을지로에 위치한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사들이고 여의도를 비롯한 지방 사옥에 대해서는 매각을 추진하는 등 부동산 자산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이와 관련해 "단순히 종로타워뿐만 아니라 여러 건물에 대해 가격을 알아보고 있다"며 "가격이 적당하다고 판단하면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상 매매가격에 대해 업계는 3,500억원에서 4,5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거래된 도심 오피스빌딩 매매가가 3.3㎡당 2,400만~2,500만원인 점을 감안해볼 때 이 정도 선에서 매매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로타워는 특이하게도 3개층을 삼성생명이 아닌 다른 회사가 소유하고 있고 옥상에 빈공간이 있다 보니 가격산정이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매각가격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3,500만원에서 4,500만원선에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가격대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서울 도심 오피스 매각 관련 업무를 보고 있는 한 관계자는 "종로타워 뒤편 공평 1·2·4 구역이 개발되면 광화문 4거리에서 종각 4거리까지가 우리나라 프라임 오피스의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종로타워의 가치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 자본의 인수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외국계 큰손들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어난 상태다.
실제로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세빌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오피스 시장 거래에서 외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했다. 이는 2013년의 11%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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