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現정권 행안장관 출신 대결<br>與 친이계 이달곤 후보… 지역 여론조사 다소 앞서<br> '리틀 노무현' 김두관 후보… '인물론' 으로 승부수 던져
| 이달곤 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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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대권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히던 2선 김태호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과 무소속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경선에 뛰어 들었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의 '기권'으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지 40여일 만에 공천 받는 데 성공했다.
최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ㆍ국민참여당 등 야권 3당이 참여한 '희망자치만들기 경남연대'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행정안전부 전신) 장관을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2일 치러질 경남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친이계 주자인 이 전 장관과 야권 단일 후보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장관의 양자 대결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이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행안부 장관을 지냈고 김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행자부 장관을 지내 두 전직 장관의 싸움이 됐다. 현재 지역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지역 판세는 36.3%와 26.5%로 이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후보는 지난 1981년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와 미국 하버드대 행정학 석ㆍ박사를 취득한 학자 출신이다. 한국정치학회ㆍ정책학회 등에서 행정학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고 1995년부터는 국무총리실ㆍ행정안전부ㆍ서울시 등에서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실무 행정에 밝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정책자문을 맡았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 위원, 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승승장구하며 이명박 정권의 주류에서 일을 해왔다.
이 후보는 그동안 중앙 무대에서 활동하면서도 줄곧 지역 현안을 위한 모임에 적을 두는 등 지역을 연구해왔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지역인데다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불 붙으면 일사 분란한 운동으로 승리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 후보도 경남도지사 자리가 '떼어놓은 당상'은 아니다. 풍부한 행정지식과 경험에 비해 정치력이 약하다는 인식을 넘어야 한다. 특히 진흙탕 싸움으로 표현하고 있는 정치판에서도 지금까지의 저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 후보는 그동안 일곱 차례에 걸쳐 군수ㆍ도지사ㆍ국회의원 선거 등을 치러온 노하우와 함께 지역적 기반이 탄탄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야권 단일화 이후에도 끝까지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에서 입당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인간 김두관'만을 내걸고 정당의 바람이 아닌 지역의 '인물론'으로 평가 받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김 후보는 부산 동아대를 졸업한 뒤 고향인 남해로 들어가 1988년 남해 고현면 이어리 이장을 맡는 등 풀뿌리 지방자치를 몸소 실천해온 인물이다. 이를 바탕으로 1995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선 1기와 2기 남해 군수를 지냈다.
그가 본격적으로 정당정치에 뛰어든 것은 2002년 대선 때부터다.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해 치른 경남도지사 선거를 시작으로 남해·하동 국회의원 선거, 열린우리당 당권에 도전하는 등 끝없는 도전을 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에 임명되며 주목 받기도 했지만 야당의 공세에 밀려 7개월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릴 정도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사한 정치 행보를 보였지만 핵심 친노인사들과 비교하면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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