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을 맞은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 한강을 기점으로 '북고남저'(北高南低) 현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재건축 이주와 학군 수요 등으로 전셋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권은 3월 들어 약세로 접어든 반면 강북권은 신혼부부 수요를 등에 업고 오름세를 이어갔다.
12일 KB부동산 알리지(R-easy, www.kbreasy.com)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서초구의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에 비해 0.1% 떨어지는 등 3주 연속 하락했다.
그간 이 지역 전세가를 밀어올렸던 잠원동 대림아파트 등 재건축아파트 이주가 마무리됐고, 새 학기가 시작돼 학군 수요도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강동구도 작년 8월 첫째주 이후 처음으로 전셋값이 0.1% 내렸다.
강남구는 2월 마지막주(0.3%)보다 상승폭이 둔화된 0.1% 상승에 그쳤다.
'강남3구'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강남구 2.1%, 서초구 1.4%, 송파구 1.0%가 각각 오르는 등 서울 평균 0.8%를 웃돌았지만 이달부터는 한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강북권은 강세를 이어갔다.
용산구는 전주에 비해 0.4% 올라 서울 전역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용산구 이촌동 D공인의 한 관계자는 "새 아파트 입주가 거의 없고, 임차인들이 대부분 재계약에 나서 물량이 부족하다"면서 "용산사업 개발 지연으로 불안이 커져 매매보다 전세로 버티려는 수요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중·종로구(0.3%)와 광진·성북·성동구(0.2%) 등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교통이 편리해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꾸준하고 봄 이사철을 맞은 신혼부부 수요까지 유입돼 전셋값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WM사업부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새 아파트 공급이 예년보다 줄었고,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은 늘어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단기간 전셋값이 급등했고, 봄 이사철도 빨라져 4월 이후까지 전세난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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