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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 강화된 에볼라 검역…'빈틈'은 없나

서아프리카 4개국 체류했더라도 최종 출발지가 다른 나라면 파악 불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8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양상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규정하면서 국내의 ‘에볼라 공포·불안’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와 달리 일단 보건당국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돼 실제 감염이나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에볼라 출혈열 바이러스가 증상이 없는 시기에는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데다, 호흡기가 아닌 혈액·체액 등의 근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국내 유입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WHO가 확산을 막기 위한 ‘특별한 대응’(extraordinary response)을 촉구하면서도, 현재 에볼라 유행국가나 의심·확진 환자가 존재하는 곳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여행·무역 제한 조치도 권고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에볼라 출혈열 환자가 느는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나이지리아 서아프리카 4개국으로부터 직접 우리나라로 들어오거나 이들 나라를 경유한 입국자에 대해 검역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만일의 유입 가능성에 대비하고, 국민의 동요를 막기 위한 조처들이다.

우선 아프리카에서 들어오는 직항편(에티오피아·케냐 출발) 입국자와 서아프리카 4개국을 거쳐 들어오는 여행객들은 한국인을 포함, 국적과 상관없이 모두 공항·항만 입국 단계에서 검역신고서 확인과 발열 감시 등을 거치고 입국 후에도 잠복기(최대 21일) 동안 추적 조사를 받게 된다.

특히 이들 4개국 직접·경유 입국자의 검역 조사는 여행객이 갑자기 많이 몰릴 수 있는 일반 검역대가 아니라, 각 해당 비행기 게이트에서 따로 이뤄진다. 최근 에볼라 출혈열 발생국인 라이베리아에서 한 달가량 머물다 귀국한 한국인 3명의 입국 후 동향을 정부가 전혀 파악하지 못했는데, 조사 결과 갑자기 많은 여행객이 일반 검역대를 통과하면서 라이베리아 체류 사실 등을 기록한 검역신고서를 직원이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4개국과 관련된 내외국인 입국자를 빠짐없이 파악하기 위해, 법무부와 외교부 등의 정보도 모두 동원된다. 이명렬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해당 지역 관할 공관을 통해 최대한 교민 현황과 여행·입국계획을 파악하고 보건당국과 출입국 당국, 법무부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입국할 때 체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기붕 법무부 출입국 정책관도 “여행사·항공사 등이 제공하는 ‘여행자 예약 정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4개국에서 어디를 경유해서 한국으로 들어왔는지 추적 가능하다”며 “명단이 확보되는 대로 보건당국에 통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아프리카 4개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 사람들을 모두 100%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개국 외 다른 나라 국적자나 우리나라 국민이 최근 4개국을 방문하거나 머물렀지만, 이후 다른 나라에 잠시 체류하다 입국하는 경우 여행자 예약 정보만으로는 4개국 관련 기록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는 전적으로 “최근 4개국에 다녀온 적이 있다”는 여행객 자신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모든 비행기에서 기내 방송을 통해 신고를 독려하고, 신고자로부터 건강상태질문서를 받을 방침이다.

일부 국민은 에볼라 발병국들과의 무역이 금지되지 않아 해당국 물건이 국내로 반입되는 것에도 불안을 느끼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동·식물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확실한 예방 차원에서 더욱 철저히 검역할 것”이라며 “특히 수입 수산물은 에볼라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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