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이 과거 업계 5위 안에 들었던 만큼 우선 오는 2015년 20위권 건설로 도약, 전통 건설 명가(名家)로 부활할 수 있도록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술이 뛰어나고 건설 성과물이 우수한 건설사로 키워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양적 목표와 질적 목표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이죠." 송인회(60ㆍ사진) 극동건설 회장의 중장기 경영 비전은 지난해 선포한 '극동 르네상스 2012'로 요약된다. 송 회장의 집무실 책상 맞은편 벽에는 '극동르네상스 2012 달성으로 건설명가 부활'이라는 문구가 선명한 큼지막한 액자가 붙어 있었다. 올해 시공능력 평가순위 37위인 극동건설의 '극동 르네상스 2012' 내용은 회사창립 65주년을 맞는 내년에 지난 2009년 대비 ▦수주 3배(2조3,000억원) ▦매출 2배(1조5,000억원) ▦고객만족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지난해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많은 극동건설 대표이사 회장을 맡았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웅진그룹 품에 안긴 극동건설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특히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혁신경영의 달인(達人)'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수순이었다. 그는 2004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취임 이후 정부 경영종합평가 1위의 가장 깨끗하고 효율적인 공기업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또 2007년 한국전력기술 사장 재직 당시에는 노사안정을 이루고 원자력발전 종주국 미국에 국내 기술을 역수출 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패러다임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혁신이라는 것은 언제나 필요한 것"이라며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서는 혁신경영ㆍ창조경영 관련 방법론적 방안들이 구상되지 않으면 살아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웅진그룹 고유의 기업 문화인 '또또사랑(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또 사랑한다)' '신기(神氣ㆍ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사랑해서 발생하는 에너지)' '감성경영' '투명경영'을 불어넣어 전통의 극동건설 기업문화와 융합시키는 데도 주력했다. 그는 "극동건설이 과거 법정관리, 다국적 자본으로의 피인수 등 8년여 동안 어려웠던 시기를 겪으면서 알게 모르게 있던 '패배주의'를 극복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웅진그룹의 기업문화가 극동건설의 모세혈관까지 스며들어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의 동기 부여에 극동건설은 '건설업계 명가'라는 옛 영광을 넘어 강자(强者)로 재도약하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다. 그 결과는 실적이 말해준다. 극동건설은 송 회장의 취임 첫 해인 지난해 1조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해 수주 목표는 1조7,000억원. 올 들어 현재까지 극동건설 수주 실적은 약 1조4,000억원이다. 이 속도면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은 물론 초과 수주도 기대된다.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국내 건설환경에서 극동건설이 이뤄낸 쾌거다. 내실은 더욱 알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동건설은 7년 만에 재건축 수주에 성공했다. 재개발 수주는 10년 만에 따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약진 중이다. '건설사의 무덤' 대구에 '웅진 스타클래스 대구 남산'이라는 이름의 출사표를 던진 극동건설은 85%의 계약률을 달성했다. 경북 안동 '웅진스타클래스 안동'도 정식계약 80%를 기록했고 최근 초미의 관심사인 세종시에서 '스타클래스 분양 대박'을 준비 중이다. 건설공사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턴키'계약도 2건 체결했다. 그리고 19일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1억5,000만달러 규모 수주가 최종 확정됐다는 낭보도 날아들었다. 송 회장은 그 배경에는 극동건설 임직원들의 노고가 작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극동건설 800여 식구가 같은 마음으로 믿고 따라줬고 각 부분에서 모두들 열심히 했다"며 "우리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현장ㆍ국내ㆍ국외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해준 결과"라고 덧붙였다. 극동건설의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송 회장은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는 우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제시했다. 전통적인 토목건축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플랜트 사업으로 영역을 키워 나가겠다는 것. 극동건설의 플랜트환경사업본부도 송 회장 취임 이후 신설된 조직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플랜트 인력을 채용해 현재 70명 수준까지 늘렸다"며 "플랜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송 회장은 그룹 시너지가 가능한 '수(水) 처리 플랜트'에 주목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수처리전문기업 '그린엔텍'을 인수한 바 있고 그룹 차원에서도 '괜찮은' 회사를 물색 중이다. 그는 "웅진코웨이ㆍ웅진케미칼과 극동건설이 '3자 협력'을 통해 환경 수처리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며 "인도네시아ㆍ남아프리카 등 해외와 경기 남양주 등 국내에서 수처리 관련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 회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원자력이다. 극동건설은 지난 9월 원자력발전소 시공 자격인 KEPIC 인증을 받았다. 그는 "KEPIC 인증은 원자력은 물론 전력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시발점이고 한국전력기술 사장을 했기 때문에 (이 분야 역량을) 늘려가려고 한다"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세종시 열병합 발전소, 경기도 포천시 신평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는 등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극동건설의 '재상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는 아니지만 이익 구조가 확고해질 2013년 검토를 해서 2014년 상반기 중에 상장할 계획이다. 열린경영ㆍ투명경영을 해서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복안이다. 물론 최고경영자(CEO)로서 고민도 있었다. 침체된 글로벌 경기였다. 송 회장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나 유럽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이 빨리 풀렸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어 "국내 경기 위축으로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며 "현금 흐름 같은 데 신경을 많이 쓰고 경영을 하고 있는데 국내 경제 회복과 함께 건설 경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자신의 굳은 각오와 함께 직원들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송 회장은 "극동건설이 건설 명가로 부활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에 직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끊임 없이 혁신해 극동 르네상스를 하루 빨리 이뤄내자"며 "스스로도 극동건설을 좋은 회사로 만들지 못하면 개인적인 '불명예'로 생각한다. 극동건설 식구들과 그룹을 위해 극동건설을 좋은 회사로 만드는 데 모든 것을 걸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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