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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트위터도 인맥 과시욕의 場?
입력2011-02-20 17:40:09
수정
2011.02.20 17:40:09
몇년 전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싸이질'에 빠져 있었다. 이를 통해 타인의 삶을 엿보고 제 삶을 노출하는 일에 몰두하고는 했다. 이들에게 싸이월드는 단순 인터넷 공간이 아닌 자신을 드러내는 일종의 아바타였다.
그렇기에 제 아바타의 인기를 증명하는 일이 중요했다. 그 척도는 방문자 수와 일촌 수였다. 몇 개의 일촌평이 작성됐느냐와 하루에 몇 명이 방문했느냐가 제 아바타의 인기를 증명할 수단이었다. 이를 위해 누리꾼들은 갖가지 아이템으로 미니홈피를 꾸미거나 일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사진 등을 올리고는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싸이월드 '투멤남'이나 '투멤녀'로 선정되면 유명 인사가 된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혹 방문자 수가 감소하기라도 하면 울상을 짓는 일이 많았다. 그만큼 싸이월드는 나를 표현해주는 아바타였고 이를 통한 인맥 자랑은 일상을 가꾸는 일만큼 절실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싸이질은 갈수록 피곤해졌다. 지인을 끌어 모으기 위해 올리는 갖가지 콘텐츠들도 한계가 있었고 이러한 인맥 관리를 위해 들이는 시간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기본 기능인 소통에서 멀어진 싸이월드는 점점 인기를 잃어갔다.
최근 트위터에는 서로가 서로를 팔로잉하는 '맞팔당'이 성행하고 있다. 제 트위터 계정의 팔로어를 늘리기 위해 잘 알지 못하는 이와 맞팔을 하는 모임이다. 팔로잉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타임라인'만 지저분해질텐데 이들에게는 사람 늘리는 게 즐거움이다. 소통 보다는 그냥 나를 따르는(following) 사람이 이만큼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그 뿐이다.
사람에게 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과시욕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이와 맞팔을 맺으며 제 인맥을 짐짓 자랑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트위터 열풍도 점점 시들어갈 것이다. 소통이 아닌 과시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SNS 문화에서는 양질의 콘텐츠와 진실된 대화가 들어서기 힘들다. 국내의 트위터 열풍이 몇몇 이용자들의 과시욕 때문에 이전의 싸이월드처럼 잠잠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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