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미달 용문고, 자율고로 남는다

2011학년도 자율형사립고 신입생 모집전형에서 대규모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한 서울 용문고(성북구)가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복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용문고를 비롯해 올해 신설된 자율고가 무더기 미달 사태를 겪고, 첫 지정취소 사례까지 나오게 되면서 자율고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용문고에 따르면, 이 학교는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자율고 전환을 포기하고 일반고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학교는 조만간 서울시교육청에 지정취소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정확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와의 논의를 걸쳐 결정해야 하겠지만, 당장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라며 "최대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대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용문고는 모집 정원이 455명이지만 본모집에서 대거 미달사태가 발생해 추가모집까지 했지만, 지원자가 158명에 그쳐 34.7%의 낮은 충원율을 보였다. 학교 측은 합격통보를 받은 학부모들에게 일반고 재전환 결정 사실을 통보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19일 오후 3시 긴급 학부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학생 부족 등으로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가 지정취소 신청서를 내면 일반고 복귀를 승인해줄 방침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서울지역의 경우 교육 당국이 수요예측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율고 늘리기에만 급급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서울의 경우 중3 학생이 약 11만9,000여명인데 자율고 모집 인원만 1만462명이었다"며 "성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고의 3배에 달하는 등록금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해 올해만 13개교가 추가로 자율고로 지정, 총 26개의 자율고가 난립하면서 수급불균형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자율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합격한 학생들은 다시 고교선택제를 거쳐 일반고에 배정받게 된다. 이달 초 이뤄진 서울 지역 26개 자율고 신입생 모집에서는 13개교가 정원이 미달돼 추가모집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 17일 추가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이 중 9개교가 또 다시 정원미달을 겪었고, 용문고를 비롯한 동양고, 장훈고 등 3개교는 100명 이상의 대규모 결원사태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