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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씨티은행장 경징계로 끝낼 듯

금융당국 "정보유출 강도 약해"


계열사의 고객정보 유출과 매출채권 관리 소홀 등으로 위기를 맞은 하영구(사진) 한국씨티금융그룹 회장 겸 씨티은행장이 중징계를 면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하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릴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씨티은행에서 고객정보 유출이 일부 확인된 것은 사실이지만 1억건 이상 민감한 고객정보를 유출한 국민·롯데·농협카드사에 비해 숫자가 훨씬 적고 내용도 단순한 것"이라면서 "카드사 정보유출과 같은 비중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중징계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2월 3만4,000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주로 성명과 전화번호 및 직장명 등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씨티캐피탈도 내부 직원을 통해 대출모집인에게 이름과 전화번호가 담긴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억580만건의 정보에 여권 번호, 결혼 여부, 연봉 등 세부적인 정보까지 빠져나간 카드사 정보 유출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하다는 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이 밖에 씨티은행은 매출채권을 이용한 180억원 규모의 대출 사기를 당한 상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영업점 하나하나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마다 CEO를 징계한다면 오히려 내부통제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금융회사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는 CEO를 징계하는 게 우선 효과가 있겠지만 시스템 문제일 경우 사람을 바꿔봐야 해결되지 않는다. 기관에 대한 징계를 하는 게 오히려 강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계 일각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진이 물러나는 여타 금융회사와 달리 씨티그룹은 여러 차례 연임한 경영진 중 아무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움직임이 없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한편 금융 당국은 정보유출을 일으킨 세 카드사 CEO에 대한 중징계에는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관징계와 달리 사람에 대한 징계는 여러 명의 임직원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리느라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는 없으며 조만간 전·현직 CEO를 비롯한 임직원의 징계 수위가 결론 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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