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후보자는 이날도 청사에서 청문회 준비에 전력하는 한편, 천안함 유족과 계속 접촉하며 사과의 형식과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관계자는 "가족 중 현직 경찰관도 있고 희생 장병들이 나라의 녹을 먹던 이들이란 점 때문에 (유족들의 태도가) 애초의 강경 입장에서 다소 온화한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경찰청도 홈페이지에 한국일보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초 공개한 문제의 강연 전문(全文)을 그대로 올려 '오해'를 해소하려 노력했다. 일부 발언이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전체 맥락으로 이해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경찰 총수로서 이미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워질 정도로 상처를 입은 데다, 여권도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상황 변화에 따라 우선적으로 버릴 수 있는 카드라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져 총알받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여론과 언론의 관심이 조 후보자에 집중되면서 막말 파문보다 더 중대하다 할 수 있는 의혹을 받고 있는 후보자들이 논란을 피해가는 양상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선 "조 후보자 덕분에 지금 화장실에서 웃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바둑판의 사석(死石) 같은 조 후보자를 바람막이로 삼아 청와대가 다른 측근들을 살리겠다는 계산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로서도 버틸 때까지 버텨주는 것이 비록 낙마하더라도 후일을 도모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총알받이론에 대해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특정인을 내세워 물타기하는 게 아니다.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든지 하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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