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경제가 격변하면서 반토막ㆍ몰락ㆍ불황ㆍ대공황ㆍ침체ㆍ한계ㆍ더블딥ㆍ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라는 말이 매일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이런 상황에서 예외일 수 없다. 국내 11만 중소기업 중 8만개가 수출기업임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이 유럽사태에 따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처방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34년간 중소기업 현장에서 뛰어온 필자는 지금의 상황을 위기라기보다는 혼조세로 진단하고 싶다. 주식시장에서 상승하는 주식과 하락하는 주식이 어지럽게 섞여 있는 상황과 마찬가지로 현재 산업계에도 부실한 회사와 회생ㆍ생존ㆍ성장하는 기업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경기 침체는 오히려 우리 중소기업에는 시장을 3독(독점ㆍ독주ㆍ독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은 주 고객인 대기업과 구매ㆍ납품ㆍ가격에 대해 불평등한 입장에서 협상하더라도 대부분 원만하게 해결해왔다. 납기 기한이 계속 바뀌는 환경에서는 새로운 관리시스템으로, 품질보증기간이 늘어나면 품질혁신으로, 최저가 요구에는 생산성 향상으로,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바뀔 때는 제품 기능과 디자인을 재빨리 바꿔 출시해 위기를 극복해 왔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어떠한 어려운 상황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실시하고 있는 기업건강진단(Dr. System)을 통해 기업 체질에 맞는 생존ㆍ성장 방안을 진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Dr. System은 과거 실적 분석, 현재 상태 파악, 미래역량 지표의 계수화 등을 통해 기업의 전략ㆍ혁신방안을 도출하고 결과에 따라 자금ㆍ컨설팅ㆍ마케팅ㆍ교육훈련 등의 지원을 연계해주는 서비스다.
혼조 상태에 빠진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걸음 더 빨리 기업구조를 개선하는 대처를 해야 한다. 제대로만 대비하면 현 상황을 틈타 경쟁사들을 완전히 따돌릴 수도 있다. 지금은 중소기업들이 도약, 발전하는 기회를 찾고 기업체질강화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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